
[이다원·성지연 기자] 최근 대한민국에 열풍을 몰고 온 '19금' 전쟁에 야심 찬 출사표를 던진 두 프로그램이 있다. 일명 '병맛 코드'와 '섹시 개그'를 주무기로 삼은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와 남녀 관계를 솔직하게 정의하는 종합편성채널 JTBC '마녀사냥'이 기성세대의 전유물이었던 '성인 개그'를 젊은 감각으로 재해석해 젊은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것. 어느 새 라이벌 구도를 형성한 두 프로그램의 제작진을 <더팩트> 취재진이 직접 만나 인기 비결과 서로의 장단점을 비교분석했다. 'SNL코리아' 안상휘 CP와 '마녀사냥'의 공동연출자 정효민·김민지 PD 사이에 벌어진 때 아닌 '19금' 예능 배틀에는 묘한 신경전과 프로그램을 향한 자부심이 숨 쉬고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대세' 프로그램을 이끄는 이들만의 노력이 돋보였다.
◆ 'SNL 코리아'vs'마녀사냥'…성인 예능의 일인자는?

- 독한 질문으로 시작하겠다. 상대 프로그램보다 나은 점은?
안상휘 CP(이하 안): 'SNL 코리아'는 기존 성인 예능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던 구성인 단순한 토크쇼가 아니에요. 콩트를 통해 자칫 지루하게 흘러갈 수 있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내죠. 'SNL 코리아'는 단순히 남성과 여성의 성적인 얘기만을 소재로 하지 않거든요. 정치풍자, 사회풍자 또한 콩트 안에 적절히 들어가 있죠. '야한 유머'는 그 중 하나일 뿐이에요. '성인용 유머'라는 것이 비단 '야한 이야기'를 뜻하는 게 아니거든요. 어른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해학적인 이야기를 의미하는 거죠. 그런 면에서 'SNL 코리아'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방송됐던 개그 프로그램과 성인 토크쇼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해요. 생방송으로 콩트를 진행하는 신선한 콘셉트에도 자부심을 느끼고 있어요.
김민지PD(이하 김): 나은 점요? 글쎄요. 사실 콘셉트가 다른 프로그램이라 진지하게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이것 아닐까요? 'SNL 코리아'는 허구적 상상력과 콩트로 이뤄졌지만, '마녀사냥'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남녀의 생각 차이'나 '남녀관계'를 소재로 했기 때문에 보다 현실반영적이라는 점이죠. 저희 프로그램은 일반인의 생생한 얘기가 나올 수 있잖아요. 그리고 관객을 통해 혹은 이원생중계 형식으로 일반인과 곧바로 소통하고 피드백도 읽을 수 있어서 현실감을 더하고 있죠. 그리고 '연애'라는 소재는 전 세대가 다 공감하는 소재 아닌가요?
정효민PD(이하 정): 일각에서는 소재적인 한계가 있다고 하시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지금은 물론 남녀 사이의 애정을 주요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앞으로 남녀 사이의 가치관 차이라던가, 남녀 관계의 다양한 측면들도 다룰 예정이거든요. 지금은 도전과 시도의 시기인데, 시청자들이 예상치 못하게 일찍 크게 반응해줘서 저희 제작진도 깜짝 놀랐어요. 앞으로 더 다양한 얘기들을 다룰 겁니다.
- 상대 프로그램에서 욕심나는 고정 출연자가 있다면? 그 이유는?

안: 성시경 씨가 굉장히 욕심이 나요. 게스트로 초대하고 싶어요(웃음). 성시경 씨는 아직 '마녀사냥'에서 특유의 신사다운 이미지를 버리지 못한 거 같아서 아쉬워요. 'SNL 코리아'에 나온다면 지금까지 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망가지는 성시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거 같아요. 매력있는 캐릭터죠. 쌓아놓은 이미지가 좋은 만큼 망가졌을 때 더 재미있거든요.
김: 전 유희열 씨요. 물론 성시경 씨에게 앨범이 나오면 조만간 '마녀사냥'에 출연해도 좋겠다는 의사를 보이긴 했지만, 사실 아직 확정된 건 없거든요. 저희 프로그램에 정말 잘 어울리는 게스트가 될 것 같아요.
정: 클라라 씨도 모시고 싶어요. 워낙 요즘 섹시 아이콘이고 재밌는 얘기도 나올 것 같거든요. 사심 섞인 얘기냐고요? 아뇨. 절대. 하하! 그리고 저도 유희열 씨는 'SNL 코리아'와 상관 없이 정말 초대하고픈 게스트예요.
◆ 안상휘 CP가 말하는 'SNL 코리아'… "미란다 커, 섭외하지 않아도 알아서 출연한다."

지난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 E&M 센터에서 만난 'SNL 코리아'의 안상휘 CP의 자부심은 대단해 보였다. 그는 'SNL 코리아'에 출연하는 크루들을 "가족"이라는 말로 대신했다. 그에게 성인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와 그간 프로그램을 만들며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SNL 코리아'는 다양한 게스트가 출연한 것으로 유명하다. 기억에 남는 게스트가 있다면?

"최민수 씨와 최수종 씨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최민수 씨는 모두들 아시다시피 굉장히 열정적이잖아요(웃음). 생방송 전날 까지 스태프들과 회의를 반복하면서 대본을 수정하고 다시 전화해서 수정하고…. 최민수 씨의 열정 덕택에 모든 스태프가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웃음). 반면에 최수종 씨는 출연을 결심하고 나서 교회 목사님과 두 시간 동안 기도를 했다고 해요(웃음). 우리 프로그램이 성인 프로그램이긴 하지만 악마가 나오는 프로그램은 아닌데 말예요. 지금 생각해도 웃겨서 눈물이 나요. 그런데 최수종 씨는 연기를 하다가 본인이 흥분해서 더 과격하는 거에요. 정말 놀랐어요(웃음)."
-국외 게스트를 섭외하는 방법이 궁금하다. 지금까지 미란다 커, 제이슨 므라즈 등 세계적인 톱스타가 대거 출연했다.
"사실 'SNL'이 미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국외 게스트들이 먼저 'SNL 코리아'에 나오고 싶다고 러브콜을 보내는 편이에요. 모델 미란다 커, 가수 제이슨 므라즈, 최근 방송에 출연한 배우 톰 히들스턴 등이 모두 먼저 연락을 해왔어요. 그래서 생각하는 것 처럼 섭외에 어려움을 겪지 않아요. 자랑하나 하자면 'SNL'이 이탈리아, 일본 등에도 수출됐지만 한국처럼 인기를 누리는 곳도 없죠(웃음). 국외 게스트들도 출연하고 나서 굉장히 좋아해요(웃음). 신기하고 신선하다는 반응이죠. 아! 최근 내한했던 저스틴 비버는 직접 섭외했는데 거절했어요. 막상 적극적으로 다가서면 멀어지더라고요(웃음)."
-고정 크루의 '사과 방송' 또한 인상적이었다. 유세윤과 클라라, 안상휘 CP에겐 '아픈 손가락'인가.

"음, 클라라와 유세윤은 이제 'SNL 코리아'의 재산이고 가족이에요. 그들이 잘못한 것도 알죠. 하지만 작은 잘못은 누구나 하고 살잖아요. 가족이 감싸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만약 그들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질렀다면 다시 생각해 볼 일이지만, 실수했다면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 정효민, 김민지 PD "'마녀사냥'? 친구랑 술 마시면서 볼 수 있는 프로그램 아닌가요"

-'19금' 열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 저희는 그냥 성이 무엇인지 궁금했어요. 박진영 씨도 'SNL 코리아'에서 말했지만, MBC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면서 '가상부부라면 같이 자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했었거든요. 하하. 사실 대부분 청춘들의 연애에서 성관계가 자연스러운데 아직 방송에서는 그 얘기를 하면 안된다는 인식이 강하더라고요. 이제는 말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근데 막상 '마녀사냥'이 전파를 타니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와서 시청자에게 고마운 마음이죠. 예상보다 빠르고 뜨거운 반응이 있어서 조심스럽기도 하고요.
-허지웅이나 곽정은 등 방송에서 다소 낯선 패널을 기용한 이유는?
정: 우선 패널 조합을 짰을 때 3040 남자들의 구색을 맞추고 싶었어요. '돌싱'부터 미혼, 기혼, 동거남까지! 그리고 일반인을 아우르려면 허지웅 씨가 제격이라고 생각했죠. 곽정은 씨는 본래 강의도 많이 하는 연애칼럼니스트라서 보다 전문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고요.
김: 사실 제일 섭외하기 힘들었던 건 성시경 씨였어요. 성시경 씨는 30대에 남자다운 매력도 있고 여자들의 '왕자'였잖아요? 근데 또 굉장히 솔직하고 다른 사람들의 연애 상담도 많이 했더라고요. 그래서 섭외했는데 아무래도 발라드 가수라는 이미지 때문에 결정하기 힘들어하더라고요. 신동엽 씨의 공이 컸죠. 두 사람이 친해서 결국 출연하기로 했는데, 처음엔 신동엽 씨 서포트로 출연한다던 분이 어느 샌가 신동엽 씨를 넘어서더라고요. 하하.
정: 성시경씨는 이번 프로그램으로 의외의 매력을 발산했죠. 남자 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앞으로 '마녀사냥'에 초대하고픈 게스트가 있다면?
정: 여자 아이돌을 많이 초대하고 싶어요. 30대 출연진 사이에서 20대로서 융화하는 장면도 보기 좋을 것 같고, 그들의 생각도 듣고 싶고요. 그런데 '마녀사냥'의 수위가 세다는 소문이 돌아서 대부분의 아이돌들이 조금 꺼려하더라고요. 여자 아이돌들도 부담없이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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