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세희 기자] 삼성이 인사동 가운데 길에 부지를 매입해 그 용도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 부지는 삼성이 호텔을 짓기 위해 사들였다고 알려지면서, 인사동이 최고 관광지로 분류되는 만큼 외국인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호텔이 들어서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삼성, 인사동 부지 매입
더팩트의 확인에 따르면 삼성화재해상보험주식회사는 지난 12월6일자로 대성쎌틱 부지 소유권을 이전받았다. 본래 대성산업주식회사 건물로 이용되던 부지는 최근 대성 사무실이 디큐브시티로 옮겨가면서 매각됐다. 종로구청 확인 결과 철거 허가는 11월 21에 났고, 2주 전 철거작업이 시작돼 현재 진행 중이다.
부지는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155-2번지로 2075.2㎡면적이다. 인사동 부지 인근 상점 관계자는 "삼성에서 부지를 매입한다는 이야기는 오래 전부터 나왔다. 하지만 매입할 지 안 할 지 얘기가 많아 그저 그렇다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2주 전부터 공사가 진행되고 있어 무엇이든 들어서겠구나 생각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1384억원에 부지 매입을 완료했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부지 매입과 관련해서는 삼성 외에도 2~3군데 접촉이 있었지만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최종적으로 삼성화재에 매입이 결정됐다"며 "철거공사를 대성산업에서 해주는 조건으로 계약을 완료해 올해 말까지 철거작업을 모두 끝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 인사동 부지, 호텔 들어서나?
아직 공개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이 부지에 대한 용도에 대해서도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부지 위치가 관광객이 많은 인사동인 데다 매입 주체가 삼성이기 때문이다. 재계 일각에서는 삼성이 인사동 부지를 매입하면서 호텔이 들어 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인사동 상권은 숙박시설 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종로구에 따르면 종로 방문 외래관광객은 올해 600만명으로 10명 중 약 7명이 종로를 방문한다. 외국인 관광객 수요가 그만큼 많아 인사동은 호텔 사업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인근 상인들 사이에도 호텔이 건립된다는 소문이 심심치 않게 돌고 있다. 인사동 거리 카페 관계자는 "인사동은 근처에 숙박시설이 부족하다. 외국인들이 왔다가도 오후 8시가 되면 거리가 한산해진다. 명동처럼 늦은 시간까지 손님들이 많아지기 위해서는 숙박업소가 들어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삼성화재의 호텔 건립설을 두고 일각에서는 계열분리 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신라호텔을 맡게 되면 삼성그룹이 호텔을 신축할 수 있다는 추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현재는 이재용 사장이 전자, 이부진 사장은 유통, 이서현 사장은 패션 계열을 각각 맡아 경영을 하고 있다.
또한, 삼성화재의 호텔 건립설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는 이건희 회장과 이명희 회장의 전례에서 기인한다. 이건희 회장과 동생 이명희 회장 역시 각각 호텔사업을 하고 있다. 1991년 삼성그룹 1차 계열분리 후 다음해인 1992년 이건희 회장은 조선호텔을 신세계에 넘겼다. 이후 이건희 회장은 신라호텔을, 이명희 회장은 조선호텔을 각각 담당해 사업을 진행해 왔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아직 삼성화재에서 어떤 용도로 부지를 활용할 지 확실히 결정된 바가 없다. 계열사 측에서 최대 수익을 내기 위해 다각도로 고려한 다음 확정될 문제다. 이를 이재용 사장이나 계열분리로 연결 짓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 호텔 아니면 근린 상가?
현재 인사동 부지에 호텔 사업이 결정돼도 난관은 남아 있다. 인사동 부지는 서울 4대문 안 고도제한 구역으로 고층 빌딩으로 짓는데 한계가 있다. 실제로 삼성이 매입한 인사동 부지도 90m 고도제한을 갖고 있는 곳이다. 서울시는 자연경관 및 600년 역사 문화적 정체성 등을 보호하기 위해 초고층 건축을 제한한다는 입장이다.
특별계획구역으로 정해져 있는 것도 부지 개발에 어려움으로 작용될 수 있다. 서울시 한옥문화과 관계자는 "특별계획구역은 개발안을 두고 지구단위계획으로 수립해 심사를 거쳐야 한다. 현재 관훈동 부지는 건폐율 60% 용적률 500~600% 이외에는 별도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학교보건법은 물론 여러 측면에서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화 보호 측면에서 반대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인사동은 경복궁 앞에 위치해 역사적으로 중요한 장소로 손꼽힌다. 일제강점기 월급을 받지 못하고 쫓겨난 궁녀들이 인사동 길에 모여들어 화방, 수선집 등을 형성한 이래로 현재 한국의 대표 전통문화의 거리로 자리 잡았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은 “인사동의 경우 조선시대부터 이어져 온 역사가 깃들어 있는 곳이다. 쌈지길 역시 한옥이 사라지고 들어선 것이다. 중국 자본은 물론 대기업의 자본이 들어와 역사 문화적인 공간이 상업적으로 발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관계자는 "부지 활용에 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정해진 사안이 없다. 부지 매입만 완료됐을 뿐 용도와 관련해 어떠한 제안서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건축허가가 나야 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어떤 용도로 쓰인다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오피스나 근린상가로 이용할 계획이지만 확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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