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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니콜라 지분 전량 처분…손해는 없다지만 '아쉬운 평가'

  • 경제 | 2023-06-07 13:43

6일(현지시간) 장중 니콜라 52센트까지 추락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 전기차업체 니콜라 지분을 최근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 전기차업체 니콜라 지분을 최근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한화그룹이 미국 수소 전기차업체 니콜라 지분을 전량 매각한 가운데 투자 손익 규모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 측은 투자에 대한 차익이 발생했다는 설명이지만, 5년여의 투자 끝에 얻은 성과치고는 아쉬운 수준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 31일 니콜라의 잔여 지분을 매각하며 주주 관계를 완전히 해소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솔루션은 증권신고서를 통해 "증권신고서 제출일 현재 니콜라 잔여 주식 전체 매도를 완료한 상태"라며 "니콜라 지분 투자 관련 추가 리스크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한화솔루션의 자회사인 한화임팩트는 한화에너지와 각각 5000만 달러씩, 총 1억 달러를 니콜라에 투자해 주식 2213만 주를 취득했다. 주당 매입 가격은 4.5달러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임팩트가 미국 현지에 그린니콜라홀딩스까지 설립하며 니콜라 투자에 나선 것은 수소 충전소에 태양광 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을 공급하고, 수소 충전소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 미국 수소 생태계 시장에 진출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앞서 니콜라 주가가 80달러를 넘보는 수준으로 치솟자, 한화의 보유 지분 가치 또한 니콜라 상장 초기 대비 7배 이상 급증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공매도 업체인 힌덴버그리서치기 2020년 9월 니콜라가 기술역량과 파트너십, 제품 등에 대한 정보를 거짓으로 발표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면서 니콜라에 대한 신뢰도와 주가는 무너지기 시작했다. 보고서가 나온 직후 니콜라의 주가는 11.33% 급락했고, 니콜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은 자리에서도 물러났다.

위기감을 인지한 한화 역시 니콜라 지분 축소에 나서기로 했다. 그린니콜라홀딩스는 지난 2021년 3월 17일 공시를 통해 당해 6월 9일부터 12월 10일까지 보유 중인 니콜라 지분 2213만주 중 최대 50%(1106만 주)를 매각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어 그린니콜라는 6월 30일 공시를 통해 니콜라 주식 2213만주 중 290만 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당시 한화그룹 관계자는 "앞선 공시대로 1100만 주는 2021년도 경에 지속적으로 팔았던 것으로 안다. 평균 매각 단가는 정확히 말할 수 없으나 주가가 10달러 이상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남아있는 지분이 손해를 보고 있더라도 이익이 나는 투자"라고 설명했다.

니콜라의 주가는 4월 11일 이래로 1달러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더팩트 DB
니콜라의 주가는 4월 11일 이래로 1달러 아래에서 움직이고 있다. /더팩트 DB

다만, 한화는 니콜라와의 북미 사업 제휴 등을 근거로 지분 전량을 매각하지는 않았다. 당초 계획대로 기존 매입분의 절반가량은 처분했으나 나머지는 들고 있었다. 그 사이 니콜라 주가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니콜라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경고 통지까지 받았다. 최소 입찰가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나스닥 상장사는 30거래일 연속해 종가로 주당 1달러를 지키지 못하면 상장폐지 될 수 있다.

니콜라 주가는 지난 4월 11일 이후 1달러를 넘어서지 못했다. 상장폐지 경고가 전해진 당일에는 전 거래일 대비 20% 하락한 62센트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후로도 줄곧 주가는 내리막길을 탔고, 지난 6일 니콜라는 장중 52센트를 기록하며 신저가도 다시 썼다. 이날 종가는 54센트다.

잔여물량을 매각한 한화 측은 니콜라와의 협업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는 설명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기존 협업 계획에서 큰 변동 사항은 없다. 수소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다만 관련 사업 환경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측은 니콜라 투자에 대해 수익이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차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상장폐지 경고가 전해진 이래 니콜라의 주가가 50센트 중후반에서 움직인 것을 감안하면 잔존 매각 물량에 대한 손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매각가를 58센트라고 가정하고 매입과 4.5달러와 견줘 단순 계산하면 1100만 주에 대한 손해율 및 손해액은 각각 81.12%, 431억2만 달러에 이른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전 절반 물량을 비싸게 팔았다. 매각 당시 시세를 보면 15~17달러 수준이었으니, 최소 15달러 이상에 팔았던 듯하다"면서 "잔존 물량 매각가에 관해서는 외부에 알릴 수 없지만 수익은 난 게 맞다. 덜 이익을 봤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한화가 수익을 소폭 냈더라도 아쉬운 투자였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때 니콜라 투자로 7배가 넘는 평가 이익을 내면서 어깨에 힘을 줬던 한화지 않나. 80% 넘는 손해를 보며 매각했음에도 이전 수익률로 자기 위안을 하는 것은 아쉬운 대목"이라며 "5년간 투자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이 났다 해도 기회비용이 상당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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