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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유상증자 택한 남양유업…"마지막까지 부담 떠넘기기" 지적도

  • 경제 | 2023-06-05 13:55

재무 불확실성 최고조…소액주주들 '좌불안석'

홍원식 회장이 이끄는 남양유업이 최근 우선주 유상증자를 확정지은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거센 분위기다. /임영무 기자
홍원식 회장이 이끄는 남양유업이 최근 우선주 유상증자를 확정지은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거센 분위기다. /임영무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국내 3위 유업체 남양유업이 우선주 유상증자를 진행 중인 가운데 소액주주들의 아우성이 고조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남양유업 우선주 주주 구성은 외국계 배당주 펀드가 절반, 개인 주주가 나머지 절반 수준이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회사 측의 지분은 전무하다. 제3자 배정 방식으로 홍 회장 일가와 다른 투자자가 증자하지 않는 이상 일반 주주가 자금을 넣어야 상장폐지를 막는 구조다. 금번 유상증자 결정을 두고 소액주주들에게 운영자금 확보에 대한 책임을 전가한다는 비난이 거세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 유증 모집금액 71억8434만 원…오는 22일 상장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와의 경영권 분쟁에 이어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자산운용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는 남양유업은 앞서 우선주 상장폐지 위기에 몰리자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금융당국의 규제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든 올해 6월 안에 우선주 발행주식을 늘려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작년 11월 30일 기준 상장 주식수가 16만6662주로 20만 주에 미달, 지난 2월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이달까지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7월에는 상장폐지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이에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을 필두로 한 소액주주들은 5대 1 액면분할 등의 카드를 쓸 것을 요구했으나 해당 의견은 사실상 묵살됐다. 남양유업은 지난 3월 14일 '의결권대리행사권유에 관한 의견표명서'를 통해 "행동주의 펀드가 '먹튀('먹고 튄다'는 뜻으로, 단기 투자 수익을 얻고 매각한다는 의미)' 행보를 보인다"며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을 공개 저격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 3월 31일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남양유업은 유상증자를 위한 정관변경을 가결, 75억6772만 원 규모의 주주 우선공모 방식의 유상증자을 결정했다. 발행주식은 주당 22만7000원에 신주 3만3338주다. 일전 남양유업이 발행한 우선주 16만6662주를 합치면 20만 주가 된다.

다만 권리락가 산정을 위한 예정 발행가액을 21만4000원으로 정정하면서 지난달 3일 재공시가 이뤄졌다. 이어 같은 달 30일 남양유업은 유상증자 신주발행가액을 정정하는 내용의 확정 공시를 다시 냈다. 발행가는 당초 21만4000원에서 1500원 상향한 21만5500원이, 이로써 총 모집금액은 71억3433만 원에 500만 원가량 71억8434만 원이 됐다.

청약예정일은 구주주의 경우 6월 1~2일, 일반공모는 6월 7~8일이다. 대표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신주 상장 예정일은 6월 22일이다.

◆ 남양유업 "유상증자, 투표에 의해 결정된 사항"

남양유업이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실적 탓이다. 남양유업은 원유가격 상승에 따른 낙농업 업황 악화와 불가리스 사태, 지난 2013년 대리점 갑질 사건 재조명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019년 3분기부터 영업적자를 면치 못하는 형국이다. 올해 1분기까지도 실적난은 이어지고 있다. 남양유업은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57억611만 원, 당기순손실이 152억5509만 원에 이른다.

현재 남양유업 측은 "유상증자는 주주 간의 투표에 의해 결정된 사항"이라는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유상증자를 통해 우선주 관리종목 지정 회피뿐만 아니라 최근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에 자금조달과 원유 매입대금 지급을 일부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쉬이 사그라들지는 미지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따지면 어느덧 2년여를 끌어온 법정공방이다. 잇딴 패소로 홍 회장은 비용해야 할 소송부담이 어마어마한 것으로 안다"며 "대법원 최종심도 한앤컴퍼니가 이길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인데, 홍원식 회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마지막까지 소액주주들에게 부담을 안기고 떠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업계에서는 내달 중순 안에 주식양도 소송전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대법원이 상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본안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 기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상고 사건중 별도의 심리가 필요하지 않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하는 것을 일컫는다.

한편, 이날 오후 1시 18분 기준 남양유업은 전 거래일(52만2000원) 대비 1.72%(9000원) 내린 51만3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홍 회장과 한앤컴퍼니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5월 27일)하고 상승세가 이어지던 때의 주가(7월 2월 기준 80만8254원)와 견주면 36.53% 떨어진 수준이다. 같은 시각 남양유업우는 전 거래일(30만 원) 대비 0.17%(500원) 하락한 29만9500원을 호가하는 중이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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