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IMR

[동전주④] '2차전지'로 날아오르다 횡령에 '급랭'…상폐 기로 '이아이디' 운명은

  • 경제 | 2023-06-05 00:00

이아이디, 올해 연초 대비 최대 362.82% 상승
거래소 "기심위 심의대상 해당 여부 결정 중"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계열사인 이아이디 등이 상장폐지 기로에 서게 됐다. 사진은 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자 계열사인 이아이디 등이 상장폐지 기로에 서게 됐다. 사진은 김 회장(왼쪽)과 김성규 총괄사장이 지난달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동전주란 주당 가격이 1000원을 넘지 않는 값싼 주식을 일컫는 말이다. 현시점 유가증권시장에서는 40여 개의 종목이, 코스닥 시장에서는 100개 이상이 동전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동전주는 주가가 낮을 대로 낮기 때문에 통상 주식 시장에서 주가가 쉽게 오를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더욱이 동전주는 실적 개선으로 주가가 저평가된 이유가 해소되거나 강력한 테마주가 되는 경우 급등세를 연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드높인다.

다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가격 변동성도 커 투자에 유의할 점이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실제 동전주는 값이 싸서 비교적 접근성도 높고 적은 돈으로 주가 상승을 이끌 수 있어 시세 조작을 주도하는 작전 세력의 먹잇감이 되는 상황이 잦다.

'대박'과 '쪽박', 이름에 걸맞게 동전의 앞뒷면을 지닌 동전주. 투자 위험도가 높은 종목부터 미래 성장 가능성을 띈 종목까지, <더팩트>는 현시점 투자자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있는 종목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편집자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올해 400%에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모은 이아이디가 경영진 횡령 이슈로 상장폐지 기로에 놓이자 상반기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테마주 급승세에 대거 탑승한 개인투자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무탈한 재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아이디는 지난달 15일부터 14거래일 넘게 거래정지에 처해있다. 주가는 마지막 거래일(지난달 12일) 종가인 1392원에 멈춰있다.

이아이디는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되며 상장폐지 기로에 섰다. 이화그룹은 이화전기공업, 이아이디, 이트론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화전기→이아이디→이트론→이화전기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유류도소매업 등을 하느 이아이디는 (주)이큐셀,(주)케이아이티를 주요 종속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이큐셀은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후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케이아이티는 2차전지활물질 설비공정 제조와 자동화 설비 설계 사업 등을 하는 회사다. 이아디이의 최대주주는 이화전기공업으로 지분율은 22.08%다. 이화전기공업의 최대주는 이트론으로 17.40%의 주식을 갖고 있는데 이아이디는 이트론 지분 9.47%를 가진 최대 주주다.

거래소가 검찰의 공소장을 확인해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이화그룹의 상장 계열사인 이아이디에 대한 횡령·배임 발생 금액은 416억4800만 원에 이른다. 이화전기는 42억4900만 원, 이트론은 311억3700만 원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달 12일 이화그룹의 계열사인 이아이디를 비롯해 이화전기, 이트론에 업무집행지시자의 대규모 횡령·배임혐의설의 사실 여부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이아이디와 계열사들은 공시에 대한 답변이 올라올 때까지 일시 거래가 정지됐다. 이어 같은 달 16일 거래소는 이들 종목에 공시불이행으로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고, 31일에는 '횡령·배임 혐의발생' 사실 공시로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했다며 재차 거래정지를 통보했다.

주권매매거래 정지 기간은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대상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연장된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이아이디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더팩트 DB
한국거래소는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이아이디가 기업심사위원회 심의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더팩트 DB

이는 이아이디가 올해 상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것과 반대되는 흐름이다. 올해 초 첫 거래일인 1월 2일 834원의 주가로 출발한 이아이디는 지난 3월 9일 종가 기준 1000원을 돌파했다. 주가는 꾸준히 우상향하다가 4월 20일 장중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워 3860원을 기록했다. 4개월 만에 연초 대비 362.82% 상승이다.

이 같은 급등세는 2차전지 테마주로서 기대감이 실린 영향이 컸다. 지난 4월 이아이디는 2차전지 사업을 영위 중인 자회사 이큐셀, KIT가 호실적을 기록해 지분가치 상승 기대감이 실렸다. 또한 유상증자 성공에 이어 리튬광산 사업 본격화 등 호재가 쏟아지면서 주가가 고공행진했다.

그러나 주가가 급랭하고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자 이번 상승세에 올라탄 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이아이디 종목토론방에는 "기심위가 열리기 전에 철저한 개선계획서를 만들어 거래 재개시켜라", "경영진 사퇴시키고 전문경영인 영입해 회사를 정상화해야 한다", '리튬광산 하나로 물오른 주가 이제 어떻게 되나" 등의 성토가 올라오고 있다.

이아이디는 거래정지 기간을 거쳐 실제 상장폐지 절차에 들어가느냐, 거래 재개에 성공해 2차전지 테마주로 재차 상승을 노리느냐의 기로에 서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에 따라 이아이디가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심의대상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이달 22일께 기심위 심의대상 해당 여부에 관해 결정할 예정이다"면서 "심의대상으로 결정되는 경우 기심위 심의절차 진행에 관한 사항을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거래가 재개될 경우 자회사를 통한 수익 증대 등 주가 상승 여력이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0년 5월 주식 거래가 정지된 이큐셀을 인수한 이아이디는 현재 73.2%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큐셀은 현재 주식 거래 재개를 기다리는 중으로, 재개 시 이아이디는 자회사 수주 규모 확대 등에 따른 주가 수혜를 예상하고 있다. 이큐셀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01% 증가한 479억 원을 기록했다.

이아이디의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은 769억 원, 영업이익은 18억 원, 당기순이익은 3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흑자전환했다.

pkh@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AD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