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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집 불리기 성공한 구본준호 LX, 성장 잠재력은 '글쎄'

  • 경제 | 2023-06-05 00:00

2년 만에 재계 서열 44위 성공 안착
LX인터 실적 쏠림·LG 거래 의존 여전히 약점
성장세 이어갈 수 있나…"신사업 성과 필요"


LX그룹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구본준 LX그룹 회장. /더팩트 DB
LX그룹이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은 구본준 LX그룹 회장.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출범 2년 만에 재계 서열 44위에 안착, 몸집 불리기에 성공한 LX그룹이 3년 차에도 성장세를 이어 나갈 수 있을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주력 계열사에 대한 이익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LG와의 거래에 의존하는 약점도 유지돼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 신성장 동력을 찾아내는 것이 미래를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는 평가다.

5일 재계에 따르면 LX그룹은 출범 3년 차를 맞아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이 액화천연가스 터미널 사업에 진출하는 등 최근에도 관련 움직임이 지속 포착되고 있는데, LX그룹은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확실하게 내세울 만한 '한방'이 없다는 외부 평가에 따라 사업 확장 고민을 거듭하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LX그룹과 관련해 높은 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견고한 사업적 키워드를 제시하기엔 아직 이르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에서 독립한 LX그룹은 지난 2021년 5월 3일 출범했다. 지주사인 LX홀딩스를 주축으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등 4개사를 자회사, LX판토스를 손자회사로 편입해 출발했다. 2년이 지난 현재까지는 외형 성장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처음으로 공정거래위원회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고, 재계 서열 44위에 올랐다. 지난해 기준 LX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계열 분리 이전(2020년 기준)과 비교해 각각 57.7%, 234.3% 증가한 25조2732억 원, 1조3457억 원이었고, 같은 기간 자산총액도 8조 원에서 11조 원으로 3조 원이나 늘었다.

이처럼 LX그룹이 몸집 불리기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구본준 회장이 공격적으로 성장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주력 계열사 LX인터내셔널은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904억 원에 인수하고,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 지분(63.3%)을 인수하는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또 SKC, 대상과 생분해 플라스틱(PBAT)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거나 부산 친환경 물류센터 개발·운영 등에 참여하며 사업을 확장했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LX판토스는 북미 지역 물류 회사 트래픽스에 지분 투자(311억 원)를 단행했고, LX세미콘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설계 회사인 텔레칩스 지분(10.9%)을 취득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외형 성장을 이뤄냈음에도 잠재력에 대한 걱정이 나오는 이유는 장기적 관점에서 위험 요소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는 탓이다. 대표적으로 수치적인 성과를 LX인터내셔널 등 특정 계열사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현실이 그렇다.

LX그룹의 신사업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다. /더팩트 DB
LX그룹의 신사업 성과는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평가다. /더팩트 DB

LX인터내셔널은 지난해 매출 18조7595억 원, 영업이익 9655억 원을 기록, 그룹 실적을 이끌었다. 자원 시장과 물류 운임 상승, 환율 상승 등 대외 여건이 개선된 영향이 컸다. 매출 비중으로 보면, 약 74%에 달해 LX인터내셔널이 업황에 따라 흔들릴 경우 그룹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해상 운임 하향 등의 영향을 받은 LX인터내셔널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5999억 원, 1617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24.8%, 34.2% 줄었다.

LG 의존도도 여전히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LX세미콘의 전체 매출 가운데 56.7%는 LG디스플레이로부터 나왔다. LX판토스 역시 전체 매출 중 56.3%를 LG전자와 LG화학으로부터 거뒀다.

LX그룹도 이러한 문제를 인식, 이를 개선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재계 관계자는 "한쪽으로 치우치는 사업적 약점을 보완해야 안정적인 사업 구조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공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며 "LG와의 거래가 많다는 건 LX로 분리 독립되기 전부터 제기된 부분이다. 이제 LX로 독립했고, 아직 2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LG 의존도는 점차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 잠재력과 관련한 의구심을 지우고 지속 성장을 위한 토대를 다지기 위해선 계열사별로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가 나타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LX인터내셔널은 미래 유망 에너지 분야 핵심 사업자로 도약하기 위해 2차 전지 전략 광물과 신재생 발전을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고, LX판토스는 전기차 배터리, 이커머스, 제약·헬스케어 등 고성장 영역을 중심으로 물류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LX하우시스는 신제품 개발에 R&D 역량을 집중할 계획으로, LX세미콘의 경우 주력인 디스플레이 구동칩뿐만 아니라,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 센서, 전력 반도체 분야의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LX MMA는 자원 선순환, 생태계 보호를 위한 친환경 선순환 고리 구축과 리사이클 소재 개발에 앞장서고 있다.

LX그룹은 향후 M&A를 통한 외형 성장도 이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영역은 기존 주력 사업, 신사업 모두 가능성이 열려있다. 재계에서는 인수 후보로 매그나칩과 HMM이 거론되는 중이다. LX그룹 관계자는 "3년 차에도 성장을 위해 최적의 사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거론되고 있는 M&A와 관련해서는 현재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 다양하게 서칭하는 단계로 봐달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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