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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결정권자 따로 있다?'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 "아닙니다"<하>

  • 경제 | 2021-07-05 00:03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1일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경영 관여 의혹에 대해 단호한 목소리로 해명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1일 김성태 전 회장에 대한 경영 관여 의혹에 대해 단호한 목소리로 해명하고 있다. /이선화 기자

<상>편에 이어

"내가 김성태 전 회장을 직접 대표로 올렸다"

[더팩트|성강현·한예주 기자] "모든 권한과 책임은 내게 있습니다."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은 쌍방울의 '실질적 지배자'는 김성태 전 회장'이라는 일각의 시선에 대해선 이렇게 단호하게 정리했다. 지난 1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쌍방울그룹 본사에서 <더팩트>와 단독 인터뷰를 가진 양선길 회장은 그룹의 미래 사업에 대한 의지와 함께 권한과 책임 역시 모두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

그간 업계 안팎에서는 김성태 전 회장이 회장직에서는 물러났지만, 그룹을 총괄하는 실질적 '쌍방울 회장'이라는 풍문이 돌았다. 물론 외형상으로 보면 양선길 회장이 쌍방울그룹의 최대주주다.

현재 쌍방울그룹은 광림(13.18%)→쌍방울(14.75%)→비비안(19.67%)→인피니티엔티(24.05%)→아이오케이(14.03%)→광림의 순환출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의 기준 격인 광림의 최대주주는 지분 27.28%를 보유한 칼라스홀딩스다.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칼라스홀딩스의 주주는 양선길 쌍방울 회장(30%)과 김흥수 나노스 사내이사(10%), 이인우 전 광림 이사(30%), 정은희 씨(30%) 총 4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지난 5월 양선길 회장이 취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김성태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쌍방울을 움직이는 것으로 봤다. 최근 추진했던 이스타항공 인수 역시 김 전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양 회장의 취임 시기가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던 시기와 교묘하게 겹친다는 점 역시 의혹의 불씨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과거 불미스러운 일로 법적 판단을 받았던 김 전 회장은 레드티그리스(태평양통상) 지분 7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레드티그리스는 2010년 3월 대한전선이 보유한 쌍방울 지분을 매입하면서 쌍방울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기도 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너 리스크'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쌍방울그룹이 표면적인 회장 교체를 통해 사실상 이미지 쇄신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은 김성태 전 회장의 경영 능력을 보고 지난 2014년 직접 대표로 추대했다며 실질적 지배자라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이선화 기자
양선길 쌍방울그룹 회장은 김성태 전 회장의 경영 능력을 보고 지난 2014년 직접 대표로 추대했다며 실질적 지배자라는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이선화 기자

쌍방울그룹에 달린 의문부호에 관한 견해를 묻자 양 회장은 먼저 김 전 회장과의 오랜 인연을 소개했다.

양 회장은 "(김성태 회장은) 쌍방울을 인수하기 전 건설쪽에 있을 때부터 인연이 있었다"며 "경영력도 좋고, 자금력도 좋고, 네트워크도 좋은 분이기 때문에 직접 추대를 했고 (칼라스홀딩스의 주주) 네 명이 합의를 통해서 (2014년) 대표로 올렸다"고 말했다.

특히, 김 전 회장의 과거 행보에 대해서는 "기업하기 전 자수성가한 분들에게는 명과 암이 있다"며 "젊었을 때 그런 걸(폭력조직) 했을지 몰라도, 기업이 상승세일 때 (해당 이슈가) 튀어나온다고 해도 그분을 뵀을 때는 추진력 있고, 판단력 있고, 장점이 많은 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인우 대표나 나보다 (경영을) 잘할 것 같았다"며 "실제 만년 적자였던 회사를 흑자로 전환시켰고, 경영자로서 탁월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취임 시기에 전 회장의 이슈가)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며 "사업이 비상하고자 하면 자꾸 걸림돌처럼 다시 불거지는 게 있었다. 쌍방울 대표 시절에 중국의 특정 기업과 제주도에 실버타운을 만들고자 했는데 모든 것을 서치하다보니 (김 전 회장에 대한 얘기도 나와) 해명을 하는 그런 일이 계속 있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면에 나서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던 차에 바이오 산업이나 신재생사업 등을 하고자 내가 직접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며 "항공산업 진출도 꾀하다 보니 종합적으로 그룹이 나가기 위해서는 발목잡힌 거는 해지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해명했다.

다른 투자자들에 대한 의문도 불식시켰다. 그는 "다른 투자자 역시 모두 단순 투자자일 뿐"이라며 "전 회장과 (친인척관계를 포함한) 전혀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마디로 쌍방울그룹의 실세는 김 전 회장이라는 풍문은 사실무근이라는 얘기다.

양 회장은 한 시간여 동안 가진 인터뷰 내내 쌍방울그룹의 미래 비전과 전 회장에 대한 풍문에 대해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견해를 솔직 담백하게 나타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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