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이브리드, 대기 오염 우려 속 디젤 대안 될까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요즘이다. 전국을 뒤덮은 미세먼지로 연일 잿빛 하늘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수도권 지역 공공기관에서는 차량 2부제를 시행하는 등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배출가스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차'로 눈을 돌리는 소비층도 점차 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최근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가 최초로 선보인 수소전기차에 이르기까지 친환경차 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은 최근 몇 년 새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디젤차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를 모두 합한 친환경차는 모두 9만7486대가 팔렸다. 이는 전년 대비 42%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지난해 모두 8만3762대가 판매되며 친환경차 전체 판매량의 86%를 차지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맏형 격인 현대차와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의 경우 전체 점유율의 73%(7만1020대)를 차지하며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기아차가 국내 최초로 출시한 하이브리드 전용 소형 스포츠유티릴티차량(SUV) '니로'의 경우 지난해 2만3647대가 판매되며 2년 연속 해당 분야 베스트셀링모델 자리를 지켰다. 양사의 준대형 세단 '그랜저'와 'K7'의 하이브리드 모델도 같은 기간 각각 1만8491대, 6280대씩 판매되며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는 데는 일반 내연기관 엔진만을 사용하는 차량과 비교해 우수한 정숙성과 경차를 뛰어넘는 높은 연료 효율성이라는 장점이 한몫을 차지한다.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 사용을 병행해 차량 속도나 주행 상태 등에 따라 엔진과 모터의 힘을 적절하게 조율하는 구동방식으로 움직인다.
시속 40~50km의 저속 구간에서는 순수하게 전기모터의 힘만으로 주행하기 때문에 교통이 혼잡한 도심 주행에서의 연비가 되려 고속도로 주행과 비교해 더 높은 연료효율을 보인다. 실제로 니로의 경우 도심에서 공인연비(16인치 타이어 기준)가 ℓ당 20.1㎞로 고속도로(ℓ당 18.7km) 주행 때보다 더 높다.
초기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내연기관과 공유하는 전기 배터리를 2열 시트 후면 쪽에 배치하면서 실내공간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최근 현대기아차가 내놓은 그랜저 하이브리드와 K7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고전압 배터리를 트렁크 하단부로 옮겨 일반 모델 수준의 공간활용성을 갖추고 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배출가스 우려가 적고, 연비 효율이 높다는 장점 외에도 순수 전기차보다 대중화에 유리하다는 것 역시 하이브리드 모델의 장점이다"며 "순수 전기차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 대비 더 높은 연비를 보이지만, 상대적으로 부족한 충전 인프라 문제 등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는 만큼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완성차 업계도 다양한 제품군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하며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 상품성을 대폭 개선한 2018년형 '아이오닉'을 출시한 현대차는 올 하반기 새 모델 출시를 앞둔 준중형 SUV '투싼'에 우선적으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HEV, PHEV 모델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연내 부분변경이 예고된 신형 '스포티지'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도입해 라인업을 확대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이미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검증받은 만큼 순수 전기차로 넘어가는 중간 모델로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997년 일본 토요타에서 '프리우스'를 출시했을 당시에는 원천기술이 일본에 집중돼 있었지만, 현대기아차에서도 원천기술을 확보한 이후 연비나 동력 성능 모두에서 국내 모델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 모델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면서 "친환경차 구매에 보조금을 비롯해 다양한 인센티브 등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홍보가 뒷받침된다면 하이브리드는 디젤차의 대안으로 부족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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