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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홈플러스 임차인 보증금 ‘이중 정책’, 뷰티 페넌트 ‘반발’

  • 경제 | 2017-01-13 11:24

‘갑질’ 보증금으로 논란을 빚은 홈플러스가 보증금 철회 방침을 밝힌 후 일부 테넌트를 대상으로 다시 부과하겠다고 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더팩트 DB
‘갑질’ 보증금으로 논란을 빚은 홈플러스가 보증금 철회 방침을 밝힌 후 일부 테넌트를 대상으로 다시 부과하겠다고 해 논란의 도마에 올랐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원영 기자] 마트 테넌트(임차인)에게 수백만 원의 보증금을 일방적으로 걷어 들이려 해 ‘갑질’ 논란을 빚은 홈플러스가 다시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상생’을 위해 평(3.3㎡)당 50만 원 가량의 보증금 징수 방침을 철회한다고 밝혔으나 의류 사업자인 패션 테넌트를 제외한 뷰티 테넌트 등에게는 보증금을 다시 부과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협회 나선 패션엔 보증금 철회, 뷰티엔 부과 …‘상생’ 아닌 ‘눈치 보기’?

홈플러스는 매출 수수료 외에 별도로 테넌트들에게 임대 보증금을 부과하는 게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자 지난달 보증금 징수방침을 철회했다. 당시 홈플러스 관계자는 “업체들과 상생하기 위해 보증금 계획을 철회했으며, 혹시라도 보증금을 이미 낸 임차인이 있다면 돌려주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더팩트> 취재 결과 패션 테넌트를 제외한 뷰티(헤어숍, 네일아트, 피부관리숍 등) 테넌트에게 재공문을 보내 보증금을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패션 테넌트에겐 보증금을 철회하고, 타 사업자에겐 보증금을 물린 것이다.

임차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서울 시내 한 홈플러스에서 뷰티 업체를 운영하는 사업자는 “보증금이 철회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는데 다시 보증금을 내야 한다는 통보가 왔다”며 “패션 테넌트에게 부과한 보증금은 철회하면서 나머지 임차 업체엔 내라고 하는 게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업계 내 상황을 고려해 패션 테넌트 대상 보증금을 철회한 것”이라며 “패션 테넌트를 제외한 사업자 보증금은 당초 계획돼 있던 경영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사인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이 패션 업체와 수수료 계약을 맺기 때문에 자사도 보증금을 철회했다는 것이다.

실제 <더팩트>의 취재 결과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패션 테넌트를 대상으로 100% 수수료 정책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관계자는 각각 “의류 사업자와 계약할 때 매출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계약을 맺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 뷰티 테넌트들은 “뷰티 쪽은 조직적인 단체 행동이 없으니 부과하고, 패션 쪽은 협회에서 움직여서 보증금을 철회한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실제, 한국패션협회는 홈플러스를 공정거래위원회에 불공정 행위로 고발하려다 보증금이 철회되면서 없던 일로 마무리지었다.

당시 패션협회는 “고율의 판매 수수료를 받는 수수료 매장 운영 방식에 더해 추가로 일부 유통기업이 입점업체에 평당 40만~50만 원 수준의 별도보증금을 내도록 일방 통보한 사실은 불공정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뷰티 테넌트들 역시 “패션협회가 주장한 대로라면 우리도 수수료를 내면서 보증금을 별도로 내야하므로 홈플러스가 불공정행위를 하고 있는 셈이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계약조건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9월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7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더팩트DB
업계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계약조건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9월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7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더팩트DB

◆ 임차인들, 보증금에 임대 수수료까지 ‘이중고’…MBK 목돈 마련 꼼수인가?

특히 홈플러스가 보증금을 부과하면서 해당 임차인들은 평당 수십만 원의 임대보증금과 고율의 판매 수수료를 이중으로 내게 됐다. 그간 홈플러스는 해당 업체들과 매출 수수료를 받는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해왔다. 홈플러스에서 월 매출 20~25%를 수수료로 가져가고, 임대보증금은 별도로 받지 않는 형식이다.

반면, 업계 1위인 이마트의 경우 매출이 매우 낮은 극소수 매장에 한해서만 보증금과 수수료를 모두 걷어 들인다. 매출이 낮아 매출 수수료로 관리비도 충당되지 않을 경우에만 보증금을 받는다.

이에 업계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MBK파트너스가 목돈을 마련하기 위해 계약조건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9월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7조2000억 원에 인수했다. 이중 인수금융으로 조달한 4조3000억 원의 대출금을 지난해 말부터 갚아오고 있다.

한 홈플러스 매장 임차인은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대출금 등을 갚기 위해 목돈을 마련하는 것 아니냐”며 “인수 당시에도 각종 방법을 동원해 차익을 남기고 팔아버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임차인 퇴점시 매장 원상복구비용을 담보하기 위해 보증금을 부과했다고 해명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회원이 퇴점을 통보하는 경우가 있다. 갑자기 나간 후 철거도 하지 않는 경우 등 리스크 해소를 위해 보증금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임차인들은 계약 중간 퇴점을 하는 경우도 드물 뿐더러 퇴점을 하더라도 전월 매출금을 홈플러스가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매장 복구 없이 나갈 수 없는 구조라고 반박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 사업자가 11월에 100만 원의 매출을 올린 경우 12월 1일이 아닌 12월 30일에 수수료를 제외한 약 8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즉, 한 달 치 매출을 홈플러스가 보증금 형태로 갖고 있는 것이다.

한 임차인은 “결국 협회가 나선 패션은 봐주고 구심점없는 타 업체는 보증금을 부과한 것”이라며 “1년마다 갱신해야하는 계약 특성상 내년 재계약 시 수수료가 오를 게 분명하다. 수수료 동결로 얻는 이득과 비교하면 보증금 금액이 훨씬 크며, 개별 업자들이 갑작스럽게 수백 만 원의 돈을 마련하는 것은 빚을 내지 않는 이상 어렵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매년 0.5%~1%정도씩 매출 수수료를 올려왔지만 이번에는 수수료를 동결하는 대시 보증금을 내라고 통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보증금을 철회할 당시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이유로 내세운 만큼 뷰티 테넌트들과도 상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더팩트>는 홈플러스 본사 및 테넌트 등을 직접 찾아 취재한 후 관련 기사([TF추적] 홈플러스 ‘비정상 보증금’ 갑질 논란···MBK ‘목돈 마련 꼼수?’)를 지난달 1일 보도했으며, 이후 홈플러스가 보증금을 철회한다는 내용의 기사(홈플러스 ‘갑질 보증금’ 정책, 여론 악화되자 결국 철회)를 내보낸 바 있다.

hmax87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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