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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전시장 앞 반파된 A8L 차량, 일주일 넘게 방치된 이유는?
8일 서울 용산 아우디 전시장 앞에 사고로 파손된 A8L 차량이 일주일 넘게 주차돼 있다. /장병문 기자
8일 서울 용산 아우디 전시장 앞에 사고로 파손된 A8L 차량이 일주일 넘게 주차돼 있다. /장병문 기자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8일 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과 한강진역 사이에 위치한 아우디 용산 전시장 앞에 반파된 아우디 A8L 승용차가 일주일 넘게 주차되어 있다. 이 차량에는 "아우디 A8L입니다. 이 차는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A8L 차 가격만 1억 5천, 하지만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았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있다. 아우디 차량의 에어백 미전개 문제를 제기한 고객의 1인 시위 차량이다.

해당 차량은 지난해 11월 신호 위반 차량과 충돌해 전면부가 심각하게 파손됐다. 사고 당시 에어백이 작동하지 않아 운전자는 차량의 안정성에 실망하며 아우디 측에 환불을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아우디 코리아 측은 "A8L의 앞범퍼 왼쪽 측면과 충돌한 사고다. 독일 아우디 본사와 함께 자체 조사한 결과 에어백이 터질 수 없는 사고로 결론이 났다. 에어백이 전개되려면 전면부에 설치된 센서에 충돌 신호가 감지되어야 하는데 범퍼 측면이 부딪혀서 에어백 전개조건을 만족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 차량은 보상하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A8L 차량 소유주는 고급 외제차의 안전과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를 기대했지만, 아우디 코리아 측의 대응에 실망하고 아우디 용산 전시장에 파손된 차량으로 1인 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아우디 용산 전시장의 한 딜러는 "파손된 A8L 차량은 일주일 전쯤 견인차가 내려놓고 갔다"며 "차량 소유주가 매장에 어떠한 요구를 한 것이 없는 것으로 안다. 그저 1인 시위 형태로 보인다"며 "영업에도 문제가 되지 않아 조치를 하지 않고 있으며, 본사에서도 대응하지 말라는 전달을 받았다"고 말했다.

반파된 A8L 차량이 버스 정류장에 주차되어 있다. 차량의 전면 유리에 불법 주정차 위반 경고 안내문 2건이 부착되어 있다.
반파된 A8L 차량이 버스 정류장에 주차되어 있다. 차량의 전면 유리에 불법 주정차 위반 경고 안내문 2건이 부착되어 있다.

A8L 차량의 소유주는 에어백 미전개에 대한 억울한 사연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지만, 아우디 코리아 측은 무대응으로 맞서고 있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이 문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주민들이다.

시위 차량은 버스 정류장에 버젓이 주차되어 있다. 이 도로는 버스 정차를 위해 3차로로 확대되는 구간이며, 주·정차 금지 구역이다. 하지만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는 해당 차량 때문에 2차로에서 승객을 태우고 있는 상황이다. 승객들이 차로로 나와 승차하고 있어 안전에 문제가 되며, 도로 흐름에도 불편을 주고 있다.

해당 버스 정류장을 이용하는 한 용산 주민 김모(29)씨는 "버스를 타려면 도로까지 걸어나가야 한다.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도로가 정체되기도 한다"며 불편을 토로했다. 다른 주민 박모(36)씨는 "차량 소유주의 억울함은 알겠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버스를 타고 출퇴근 한다는 장모(38)씨는 "차량 소유주나 아우디 매장이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서로 다 사정이야 있겠지만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옳지 않은 거 같다"고 고개를 연신 저었다.

해당 구역을 담당하고 있는 용산구청 주차관리과의 한 담당자는 "주민들의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차량 소유주와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사고가 난 차량이라서 불법 주차로 볼 수 없고 견인하는 것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관할 구청도 주민의 불편을 바로 처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용산 경찰서 도로 교통과 관계자는 도로 주·정차 문제는 구청 업무라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버스정류장 10m 내외는 주·정차 금지구역이지만, 차량에 운전자가 없다면 조치할 방법이 없다"며 "운전자가 있으면 이동조치 통보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우디 코리아 측도 철저히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같은 무관심이 주민들과 버스 기사에게 피해를 고스란히 안겨주고 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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