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을 위한 진보라더니…'차가 스스로 달린다'
[더팩트 | 광장동=권오철 기자] '이만큼 기대를 모은 시승회가 있었을까?' 지난 9일 출시된 글로벌 브랜드 제네시스의 초대형 럭셔리 세단 EQ900의 시승회에서 <더팩트>가 직접 핸들을 잡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EQ900은 기대 그 이상이었다. 특히 핸들에 손만 대고 있으면 차량이 스스로 운전을 하는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HDA)에 대한 경험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그 외에도 뛰어난 주행감과 정숙성은 EQ900의 매력을 더했다.
제네시스는 지난 18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로드힐스클럽하우스로 이어지는 왕복 138km 구간에서 EQ900 미디어 시승식을 개최했다. 이 구간에는 서울-춘천 고속도로가 포함돼 EQ900의 성능을 경험하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이날 시승했던 차량은 EQ900의 트림 중 람다 3.3 V6 터보 GDi 모델이다. 이 모델에는 현대차 최초로 트윈 터보 시스템이 적용돼 실주행시 상위 모델인 5.0 GDi 엔진 수준의 부족함 없는 가속감과 3.8 GDi 엔진에 근접하는 연비를 동시에 충족하는 다운사이징 엔진이 탑재됐다.

3.3 V6 터보 GDi의 최고출력은 370마력(ps), 최대토크 52.0kg·m으로 동급 최고 수준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확보했으며 정부 공동고시 연비기준 복합연비는 8.5km/ℓ다. 시승회 중 실제 연비는 평균 7.7km/ℓ로 나왔으며 급가속 및 시속 200km 이상으로 달리는 고속주행 등의 이유로 풀이된다.
시승은 한 차량 당 2인 1조로 구성됐으며 한 사람이 운전을 할 때 다른 한 사람은 '사장님 자리'인 우측 뒷자석에 앉아 승차감을 경험했다. 제네시스는 독일 척추 건강 협회로부터 인증을 받은 '모던 에르고 시트'를 적용했다. 뒷자석은 14개 방향으로 전동 시트 조절이 가능했다. 뒷자석을 가장 편안한 자세로 맞추고 고개를 젖히니 온 몸이 나른해지는 느낌이었다. 눈을 감으니 '이곳은 차안이 아니라 고급 소파가 있는 응접실'이란 착각이 들기도 했다. 그만큼 EQ900 내부의 정숙성도 뛰어났다. 뒷자석은 안락감 외에도 모니터가 설치돼 DMB, 영화 등의 미디어 시청과 내비게이션 사용이 가능했다.
로드힐스클럽하우스에 도착해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운전석에 올랐다. 운전석에 탑승한 직후 제네시스가 세계 최초로 적용한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을 경험했다. 운전자의 신체 사이즈를 기입하면 자동으로 좌석 상태가 몸에 맞게 설정된다. 실제로 키와 몸무게 등을 입력하고 EQ900가 추천하는 자세를 설정하니 좌석이 자동으로 이동됐다. 하지만 평소에 앉는 자세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어서 이후 약간의 수동 조절이 필요했다. 제네시스 측에 따르면 이 제어 시스템이 만드는 자세는 가장 편안한 자세가 아닌 가장 척추에 건강한 자세다.

서울-춘천 고속도로에 진입하자 바로 고속도로 주행지원 시스템인 HDA 모드에 들어갔다. 처음에는 '설마' 하며 불안한 마음에 핸들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하지만 정말 핸들은 자동으로 움직이며 차선을 유지했고 가속페달 및 브레이크페달을 밟지 않았음에도 일정 속도를 유지하며 앞차와 간격을 유지했다. 용기를 내어 두 손을 다 떼기도 했다. 실로 '자율주행'이 가능했다. 하지만 10여 초가 지나자 게기판에 핸들을 잡으라는 문자와 함께 경고음이 들렸다. 또 핸들을 계속 잡지 않으면 HDA 기능이 일시적으로 정지됐다. HDA 기능에서 핸들을 잡도록 설정된 이유는 국내에서는 핸들을 잡지 않으면 불법이기 때문이다. 또 HDA 모드에서 가속페달을 밟아 시속 150km 이상이 되면 자동으로 HDA 모드가 정지됐다.
HDA에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 되겠지만 이 기능은 피곤한 상태에서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페달을 밟는 다리도 쉴 수 있으며 주행 중 졸음운전으로 발생하는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HDA는 제네시스의 철학인 '인간을 위한 진보'를 실감케 했다. 말로만 듣던 자율주행이 직접 경험하니 향후 고속도로뿐만 아니라 일반도로에서 이 기능을 경험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만 입력하면 그곳에 도착하는 완전자율주행도 머지 않아 실현될것이란 기대감도 들었다.
[영상] 제네시스 EQ900, '고속도로 자율주행' 테스트
HDA에 대한 매력을 잠시 내려놓고 도로여건에 따라 드라이브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제네시스 어댑티브 콘트롤 서스펜션 기능에 손을 뻗었다. 변속 레버 최측의 드라이브 모드 버튼 조작으로 스마트, 스포츠, 에코, 인디비주얼 등 다양한 모드를 경험할 수 있다. 이 중에서 스포츠 모드에 놓고 가속페달을 밟으니 스포츠카처럼 터프한 엔진음과 함께 시속 200km 이상까지 가볍게 주파했다. 하지만 폭발적인 고속주행도 잠시, 다시 신기한 HDA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그 결과 약 140km에 달하는 시승코스가 짧게 느껴질 정도로 EQ900의 드라이브는 즐거웠다.
이날 김상대 현대자동차 국내마케팅실 이사는 "프라이빗 쇼룸 방문 고객 281명에게 EQ900의 직접적인 경쟁 브랜드는 무엇인가를 질문했을 때 53%의 고객이 벤츠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EQ900을 경험해 보니 벤츠와 경쟁도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Q900는 벤츠 등 독일차에서 맛볼 수 없었던 '진보된 즐거움'이 있었다.
EQ900의 판매가격은 3.8 GDi 모델이 7300만~1억700만 원이며, 3.3 터보 GDi 모델은 7700만~1억1100만 원, 5.0 GDi 모델은 1억1700만 원이다. 이 가격은 개소세 5% 적용 기준, 2016년 1월 1일 출고분부터 적용되며 이달 31일 출고분까지는 정부의 자동차 개소세 인하 정책에 따라 3.5%의 개소세가 적용돼 3.8 GDi 모델이 7170만~1억500만 원, 3.3 터보 GDi 모델이 7560만~1억900만원, 5.0 GDi 모델은 1억1490만 원에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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