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희 기자] 롯데·신세계·호텔신라 등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였던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권이 한화 갤러리아백화점(이하 갤러리아)에 돌아갔다. 이에 따라 면세점 사업에 첫발을 내딛는 갤러리아가 명품 전문 백화점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13일 갤러리아의 자회사인 한화타임월드는 제주공항 3층 출국장 면세점 운영업체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한화타임월드는 연간 임대료로 241억원을 제시해 사업권을 따냈다. 기존 운영자인 롯데면세점이 5년 전 낙찰받은 가격인 90억원의 2배 이상이다.
그동안 갤러리아는 제주공항 면세점 사업을 신규 사업의 일환으로 적극 검토해왔다. 지난해 서울역 콩코스점을 롯데쇼핑에 임대하고 대전 동백점을 이랜드리테일에 매각한 영향으로 백화점 매출이 정체돼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제주공항 출국장 면세점은 중국인 관광객 증가로 흑자를 내는 몇 안 되는 공항 면세점이다. 제주도를 찾는 외국인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제주공항 면세점 매출은 6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 매출은 1300억원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제주공항 면세점은 국내 공항 면세점 가운데 인천·김해에 이어 세 번째로 크고, 다른 면세점과 달리 화장품과 주류·담배 등을 모두 팔 수 있는 단일매장으로 상품 유치에 어려움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갤러리아의 면세점 사업 진출로 제주도 전체에 면세점은 5곳으로 늘어나면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제주도에서는 롯데면세점, 신라면세점, 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관광공사(JTO)가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신라와 롯데가 5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고, JDC와 JTO가 각각 3900억원 수준의 매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내 면세시장 규모는 1년 동안 20%나 성장할 정도로 급팽창하고 있다”면서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주도 면세점들은 시설 확장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후발주자인 갤러리아가 제주도 면세시장에 진출하면서 롯데·신라 등 대기업들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갤러리아 측은 특화된 외국인 마케팅 운영 노하우를 살려 제주도 면세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갤러리아는 명품관 외국인 대상 고객관계관리(CRM), 외국인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외국인 고객 전담 인력에 의해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등 유통업계에서 독보적인 외국인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김민정 갤러리아 전략실 상무는 “갤러리아의 외국인 마케팅 노하우의 접목, 외국인 관광객 유치와 연계해 제주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운영안을 면밀히 마련하겠다”라면서 “작지만 강한 면세점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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