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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1위' 신한카드, 체크카드 신데렐라 현상 '못잡나, 안잡나'





카드업계가 자정만 되면 결제가 불가능해지는 체크카드의 기존 결제 시스템을 없애고 24시간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 박지혜 기자
카드업계가 자정만 되면 결제가 불가능해지는 체크카드의 기존 결제 시스템을 없애고 24시간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 박지혜 기자

[더팩트 l 박지혜 기자] 자정만 되면 결제가 불가능해지는 체크카드의 '신데렐라 현상'을 없애기 위해 카드업계가 발벗고 나섰다. 그러나 카드업계 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는 경쟁사와 달리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않아 이용자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대부분의 카드사는 ' 신데렐라 현상'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신한카드의 대응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더구나 신한카드는 관련 문제점을 고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조차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KB국민카드, 외환은행, 농협카드 등이 '신데렐라 현상'을 이미 잡았거나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체크카드 시장 점유율을 강화할 방침이다. 신한카드가 체크카드 시장 강화에 나선 것은 체크카드 이용자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체크카드 발급은 올해 처음으로 1억 장을 돌파했다. 지난 3월 기준 1억184만 장으로 지난 2011년 3월 8100만 장에 비해 약 2100만 장이 증가했다.

신한카드는 1분기 기준 농협카드(22.6%), KB국민카드(21.4%)에 이어 체크카드 부문은 3위(16.1%)에 머물고 있다. 이는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신용카드에 비해 상반된 실적이다. 신한카드의 신용카드는 업계 카드사 가운데 유일하게 2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신한카드는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체크카드 시장에 보다 공을 들이고 있다. 하지만 신한카드는 체크카드의 시장 점유율에 집중하면서도 체크카드 이용 고객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신데렐라 현상'에 대한 서비스 개선에는 늑장을 부린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개선 의지만 있다면 빠른 시일 내에 충분히 보완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자정만 되면 결제가 불가능해지는 체크카드의 기존 결제 시스템을 없애고 24시간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체크카드의 '신데렐라 현상'은 이용 고객들에게 끊임없이 지적을 받아온 문제점으로, 금융당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에 체크카드 결제 시스템 개선을 포함시켜 카드사와 은행권 관계자들을 독려하고 있다.

KB국민카드와 외환은행은 업계에서 발 빠르게 '신데렐라 현상'을 없앴지만, 웬일인지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을 올리겠다는 신한카드의 서비스 개선은 여전히 감감무소식이다. 신한카드가 '신데렐라 현상'을 없애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결제 은행들과 협의를 도출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 관계자도 “해당 부서에서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은행 측에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체크카드는 결제와 함께 돈이 계좌에서 바로 빠져나가는 특성으로 인해 은행의 전산 마감업무가 진행되는 자정부터 5~30분 정도 결제 승인이 이뤄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신한카드 측은 체크카드 결제 시스템 개선을 해야 하는 곳은 은행이라고 책임을 돌리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은행 측에 요청을 하고 있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쉽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답변만 되풀이했다.

결국 신한카드의 '신데렐라 현상' 없애기는 여전히 구체적인 계획과 시기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신한카드 측은 "올해 초 금융당국에서 체크카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면서 "금융당국의 이러한 조치에 발맞춰 '신데렐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카드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신데렐라 현상'에 대한 논의가 은행 측과 이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신한카드와 같은 지주사에 속해 있는 신한은행 역시 "시스템 개발 검토에 있다"면서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며 정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이처럼 신한카드에서 꾸물대고 있는 사이 신한카드의 1200만 체크카드 이용 고객은 '신데렐라 현상' 때문에 겪는 불편이 진행형이 될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들은 은행에서 분사한 카드사는 회사가 다르기 때문에 체크카드 결제 시스템에 대한 의견을 조율하기 어렵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수긍하고 있다. 문제는 서로의 주장만 고집하면서 시간을 보내 이용자만 골탕을 먹고 있다는 점이다. 2011년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신데렐라 현상을 없앤 외환은행은 은행에 카드 부분이 속해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결제 시스템을 변경하는데 협의가 빨랐다. 외환은행은 보조서버에서 주 서버의 정보를 잠시 갖고 있으면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소비자의 편의를 먼저 생각해서 서로의 의견을 조율한 것이다.

KB국민카드 역시 KB국민은행을 결제계좌로 지정해 놓은 체크카드의 '신데렐라 현상'을 없앴다. 체크카드 발급 실적 1위인 농협카드 역시 결제 시스템을 바꾸는데 매진하고 있다. 실제 농협카드는 일부 지점에서 1일 점검시간을 폐지했으며 신데렐라 현상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두루 모색하고 있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체크카드 결제 시스템 변경에 대해 카드사와 은행권의 협력이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이익 구조가 얽혀있기 때문에 24시간 결제 시스템을 만드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체크카드 이용고객의 편의를 위해 서로 양보하고 협력하면서 '신데렐라 현상'을 극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신한카드 측은 “최근 체크카드의 ‘신데렐라 현상’에 대해 금융당국의 지적도 있었고 체크카드의 활성안 방안에 관심이 많다”면서도 “금융당국과 은행권, 카드사가 긴밀히 협의해서 진행해야하기 때문에 쉽게 시스템을 변경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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