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서재근 기자] 한국지엠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월, 국내 최초로 선보인 1.4ℓ 소형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가 출시 3개월 만에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트랙스는 60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개발의 모든 과정이 국내에서 진행할 만큼 한국지엠이 심혈을 기울인 '야심작'이었지만, 공을 들인 만큼의 성적을 거두진 못하고 있다.
지난 2월, 사전 예약 판매를 통해 국내 시장에 첫선을 보일 당시만 하더라도 안쿠시 오로라 한국지엠 부사장은 "트랙스가 사전예약 판매를 통해 일일 200대 정도가 판매되고 있다"며 트랙스의 성공을 자신했다.
하지만 트랙스의 선전은 오래가지 못했다. 트랙스는 출시 첫 달인 지난 2월 637대가 판매된 이후 다음 달인 3월에 1262대가 판매돼 '신차효과'를 톡톡히 보는 듯했지만, 4월에는 812대를 기록하며 판매량이 40% 가까이 급감했다.
경쟁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기아자동차의 '스포티지R'과 현대자동차의 '투싼ix'가 같은 기간 3000대 이상이 판매된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이처럼 트랙스가 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데는 경쟁사 대비 부족한 가격경쟁력이 주요하게 작용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트랙스의 가격은 1940만원에서 2289만원까지다. 투싼ix의 가솔린 모델의 가격대가 1970~2350만원으로 형성된 것을 고려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르노삼성자동차 역시 지난달 기존 'QM5' 2.5 가솔린 모델의 상품성을 개선한 가솔린 2.0 2WD 모델을 2250~2485만원의 가격으로 출시했다. 이는 트랙스의 상위모델과 가격 면에서 비슷한 수준이다.
가격경쟁력 문제와 관련해 한국지엠 측은 "차량의 가격 부분을 조정하기란 사실상 어렵다"며 "출시 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위한 홍보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휘발유 모델로만 출시된 것 역시 트랙스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는 높은 연비 효율과 특유의 높은 토크 등의 이유로 디젤엔진을 탑재한 SUV모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지엠이 '도심형 SUV'라는 새로운 개념의 ULV(Urban Life Vehicle)를 표방하며 트랙스에 국내 최초로 1.4ℓ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한 것은 신선한 시도임에는 틀림없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는 부족했다는 평가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트랙스가 부진한 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젊은 여성고객들에게 아직 '트랙스'가 제대로 홍보되지 않고 있다는 게 내부적 판단이기 때문에 앞으로 도심 지역 백화점, 대형 마트 등에서 전시행사 등을 여는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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