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세희 기자] 국내 편의점 본사 중 가맹점과 분쟁이 가장 많은 곳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세븐일레븐인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전체 분쟁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점주들의 어려움이 부각됐다. 이런 가운데 본사가 점주들과 언론의 접촉을 막는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 점주들 "허위 과장 정보 많아"
28일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실이 2008~2012년 공정거래조정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편의점 본사와 가맹점 간 분쟁 사건은 모두 223건이었다. 이 중 133건(59.6%)이 세븐일레븐(바이더웨이 포함)에서 발생한 분쟁이었다.
유형별로는 허위ㆍ과장 정보제공(34건), 정보공개서 미제공(19건), 가맹계약서 내용을 이행하지 않아서 발생한 계약이행의 청구(14건) 등이 총 67건으로 세븐일레븐 분쟁에서 50.3%를 차지했다.
실제로 세븐일레븐 점주들은 허위ㆍ과장 정보제공이 분쟁 1위의 문제점이라는 데에 동의하고 있었다. 한 세븐일레븐 점주는 "편의점을 시작할 당시 일 매출 120만원 안팎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훨씬 더 적다. 본사에 항의해봤자 신상품을 더 들여놓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만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높은 수수료율도 점주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 또 다른 세븐일레븐 점주는 "바이더웨이가 인수되면서 세븐일레븐을 시작하게 됐다. 당시 수수료율 부담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기존 수수료율은 매출에 30%였지만, 세븐일레븐은 35%로 올라 어려움은 더해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그는 "몫이 안 좋은 곳에도 편의점을 개설하라고 해 슈퍼에서 세븐일레븐으로 바꿨다가 손해를 보는 이들도 있다. 점포 변경 당시 세븐일레븐에서는 매출이 잘 나올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 수익의 반밖에 나오지 않고 있다. 점주가 잘 알아보고 시작하지 않은 잘못도 있지만, 무분별한 가맹점 늘리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 관리 소홀, 신제품 밀어 넣기도…
이 밖에도 최근 세븐일레븐 본사와 점주 관련 다양한 문제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세븐일레븐 점주는 "세븐일레븐은 한 주 신상품이 10개 이상 나온다. 본사 직원들이 신제품 발주를 권유하는데 하나에 800원씩만 쳐도 한 달이면 부담이 엄청나다. 판매되지 않으면 다 가맹점 손해"라고 밝혔다.
관리 소홀도 문제로 제기됐다. 점주는 "최근 세븐일레븐이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면서 갑자기 부피가 커졌다. 매장 수와 매출 늘리기에 치중하면서 내실보다는 회사 키우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것 같다. 본사 직원 한 명이 가맹점을 15개씩 관리하기 때문에 관리자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최근 논란이 됐던 담배 광고비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다. 지난 11일 가맹점주 22명은 "코리아세븐이 담배회사들로부터 받은 광고비를 가맹점주들과 체결한 '가맹계약 편의점 매출이익 배분율 35:65'에 따라 정산해야 하지만 진열지원금 명목으로 30만원 상당의 소액만 지급하고 있다"고 소송을 제기했다.
가맹점 관계자는 "담배권과 관련해서는 A타입, B타입이 있다. A타입은 점주와 본사의 이익을 65:35로 나누는 것이 있고, 본사가 판권을 가진 B타입은 본사와 점주 배분율이 반대다. 본사는 B타입 점주들에게 최소유지금 120만원 지급을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받는 점주들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언론과의 접촉을 꺼리는 점주들도 많았다.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은 본사의 불공정행위를 언론에 알린 가맹점주들에게 회사 운영과 관련된 사항을 대외적으로 알리지 못하도록 하는 확약서를 받았다. 한 세븐일레븐 점주는 "언론과는 할 이야기가 전혀 없다. 나가달라"고 대화 자체를 극구 거부했다.
다양한 문제 제기에 대해 세븐일레븐 본사 관계자는 "편의점 점주들의 불만은 다양하게 나올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본사 입장에서 봤을 때 문제점을 제기하는 점주들은 매출이 안나오기 때문이다. 매출이 나오려면 신상품도 진열하고, 제품을 많이 깔아 회전율을 높여야 하는데 포기하고 본사 탓만 하는 점주들도 있다. 운영 문제나 수수료율 문제 등은 다른 편의점도 모두 해당되는 문제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즈포커스 bizfocu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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