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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체재 SK, 오너중심 지배구조 확고부동

  • 경제 | 2012-07-03 10:47





SK그룹의 지분도. / 자료제공 = 공정거래위원회
SK그룹의 지분도. / 자료제공 = 공정거래위원회

[ 서재근 기자] 삼성과 달리 지주회사 체재를 도입한 SK그룹. 지난해와 비교하면 계열사 비율이 가장 많이 감소했지만, 오너와 오너일가 회사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지배구조는 비지주회사 삼성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발표한 '2012년 대기업 집단 주식소유현황 및 소유지분도 정보공개'에 따르면 10대 그룹 총수의 지분율이 올해 처음으로 1% 밑으로 떨어졌다. 1993년 3.5%였던 총수지분율이 올해 처음 0.94%까지 떨어진 것.

반면 총수와 친족, 계열사 등이 보유한 주식지분이 전체 자본금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인 내부지분율은 꾸준히 증가했다. 결국, 오너를 비롯한 총수 일가가 계열사 지분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상위 10대 그룹 가운데 총수의 지분율이 가장 낮은 곳은 SK였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지분율을 0.04%로 0.05%를 차지한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토록 대기업 오너지분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 많은 기업을 인수, 사업을 확장하려는 오너일가들의 행태가 가장 주된 요인으로 꼽고 있다.

SK가 바로 그 대표적인 사례로, SK가 10대 그룹 가운데 0.04% 라는 가장 낮은 오너 지분율을 기록한 데는 올해 SK텔레콤이 하이닉스를 인수,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정에서 최 회장의 개인 자금 투자가 전혀 없었던 것이 주된 원인이라는 게 공정위의 설명이다.

SK의 지난해 계열사 지분율은 62.5%로 10대 기업 가운데 가장 높았다. 올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76%포인트가 감소해 48.8%를 기록했다. 이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많이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공정위는 계열회사 지분율이 21.05%로 상대적으로 낮은 SK하이닉스의 신규 계열편입에 의한 표면적인 수치하락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회장 및 오너일가가 그룹 전체를 호령하는 지배구조는 비지주회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

현재 SK의 지주회사 SK(주)의 최대 주주는 전체 지분 중 31.5%를 보유하고 있는 SK C&C다. 주목해야 할 점은 최 회장이 주주회사를 지배하고 있는 SK C&C 지분의 38%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라는 점. 2대주주 역시 최 회장의 여동생인 최기원 행복나눔재단 이사장으로 10.5%를 보유하고 있다.

더욱이 SK의 내부지분율은 48.8%에 이른다. 이와 같은 SK의 지배구조가 최 회장이 0.04%라는 적은 지분을 가지고도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2012 기업집단별 지분보유현황. / 자료제공 = 공정거래위원회
2012 기업집단별 지분보유현황. / 자료제공 = 공정거래위원회

최 회장과 그 일가의 회사장악력은 같은 지주회사체재로 운영 중인 LG와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룹 총수 지분율로 비교했을 경우, LG가 SK보다 더 높다. LG 구본무 회장의 그룹 내 전체 지분율은 1.26%로 최 회장의 0.04%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뿐만 아니라 오너일가의 지분율 역시 LG가 3.91%를 기록, 0.60%를 기록한 보다 더 높았다.

하지만 그룹의 전체적인 지배구조를 살펴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LG의 지주회사인 (주)LG의 주주현황을 살펴보면 구본무 회장과 그 친족들의 지분율은 각각 10.63%, 20.60%로 이 둘을 합쳐도 31.3%다. 최 회장과 그의 일가가 SK C&C 지분을 50% 가까이 소유하고 있는 것에 비해 낮은 수치다.

SK는 계열회사 지분율 역시 LG에 비해 확연히 높았다. SK와 LG의 계열회사 지분율은 각각 48.8%, 33.25%로 지난해보다 그 차이는 줄었지만, 여전히 큰 차이를 보였다. 결국, 최 회장은 지주회사를 장악, 이를 바탕으로 최 회장의 기업지배력을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이다.

현재 지주회사체재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SK를 비롯해 모두 14개다. 2007년 처음 지주회사 체제를 도입한 SK. 기업을 운영하는 데 있어 비지주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투명하다는 평을 받고 있지만, 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오너중심의 지배구조는 여전한 셈이다.

한편, 10대 그룹 총수의 지분율 순위를 살펴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0.06%(오너일가 0.60%)로 가장 낮았고, 신격호 롯데 그룹회장 0.05%(오너일가 2.21%),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0.52%(오너일가 0.95%),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1.08%(오너일가 1.22%), 박용만 두산 그룹회장 0.10%(오너일가 3.69%),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1.15%(오너일가 1.96%), 구본무 LG그룹 회장 1.26% (오너일가 3.91%), 허창수 GS그룹 회장 1.99%(오너일가 13.70%),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2.58%(오너일가 5.14%)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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