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진희 기자] 신한은행의 부서장급 정기인사를 두고 ‘탕평인사’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가 ‘보여주기식’ 인사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6일 오후 부서장급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1년 전 신한금융 내분 사태로 물러난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 측근들이 현업에 복귀했다는 점이었다. 신한은행 측은 이번 인사가 사람을 고르게 중용하는 ‘탕평’에 무게를 둔 것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신한은행 인사에서 신 전 사장의 최측근이었던 박중헌 전 SBJ(Shinhan Bank Japan, 일본현지법인) 부사장이 기관고객본부장으로 돌아왔다. 또 이창구 전 중국법인장은 성수동 금융센터장으로, 송왕섭 SBJ부부장은 백궁지점 부지점장에 각각 발령을 받았다. 이들은 모두 신 전 사장 비서실에 근무한 이력이 있으며 지난해 신한은행으로부터 대기발령을 받았다.
국외 근무 중이었던 신 전 사장 측 인사들은 지난해 국내로 불려 들어와 대기발령을 받았다. 보통의 경우 국외 근무 임기가 3년 정도인데 반해, 이들은 1년도 채 마무리하지 못하고 국내로 돌아왔다. 일본에 나가있던 박 본부장은 1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대기발령을 받았다. 중국현지법인장으로 나가있던 이창구 센터장은 6개월 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또 일본 SBJ 부부장으로 나갔던 송왕섭 부지점장은 1년 만에 국내로 돌아왔다. 한국에 돌아온 이들은 보직이 주어지지 않은 채 인사지원부 소속 대기발령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임원급인 박 본부장에 대해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임기 만료 후 재임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이는 곧 사표 제출 종용으로 확대돼 신한의 보복성 인사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그러나 이번 정기인사를 통해 신 전 사장 측 인사들은 현직으로 복귀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이 ‘탕평 인사’에 성공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탕평인사가 아닌 여론 잠재우기 식 인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먼저 일본 SBJ 부사장에서 국내로 들어온 박 본부장은 기관고객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본 SBJ 부사장은 귀국 시 통상 부행장으로 승진해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박 부사장에 대한 이번 인사는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기관고객본부장은 은행 내 상무급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박 본부장은 SBJ 설립 인가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공이 커 이번 인사가 그의 경력에 크게 못 미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중국법인장에서 성수동 금융센터장으로 이동한 이 센터장과 일본 SBJ 부부장에서 백궁지점 부지점장으로 이동한 송 부지점장의 인사도 평가절하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송 부지점장이 이동한 백궁지점은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신 전 사장의 측근으로 분류된 직원들에 대한 인사 역시 지방 좌천 등 불이익 조치가 있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감원의 징계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임직원들을 대기발령했던 것부터가 문제였다. 또 이번 인사에서 다시 현직에 복귀했지만 인사 내용이 경력이나 서열에 맞지 않는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신한은행 측 “대기발령이셨던 분들의 능력을 인정해 직급에 맞게 현직에 모셨다”면서 “탕평인사가 아니라는 지적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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