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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헌의 체인지] 정상외교는 '김건희 죽이기'가 아니다

  • 칼럼 | 2022-11-17 00:00

대통령 순방외교를 김 여사 죽이기 소재 정도로 취급하면 안돼
'검찰의 탄압' 민주당 논리라면 김 여사에겐 '민주당의 탄압'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안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모습과,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의 유니세프 급식소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있는 오드리 헵번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지난 12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안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모습과,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의 유니세프 급식소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있는 오드리 헵번의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더팩트ㅣ김병헌 기자] 시정잡배(市井雜輩)를 뜻으로 풀면 '시내 우물가의 잡놈들' 정도다. 고대에는 생활에서 가장 필요한 게 물이라 시내에서 사람들이 가장 북적이는 곳이 우물가였다. 온갖 사람들이 모여 드는 곳이라 잡스런 이른바 질 떨어지는 이들이 적지 않았을 터다. 시간이 흐르면서 배운 것도 짧고 생활도 변변치 않지만 일하기 싫고 남 비방이나 일삼는 부류를 비하하는 보통명사가 됐다. 물론 지금도 시정잡배 부류의 인간들은 많다. 이들과 다른 부류지만 상대에게 예의에 벗어난 말을 퍼붓고 자기가 속해있는 집단에 대해 조금이라도 비하적인 표현이라도 하면 발끈하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이들은 '자신의 말이 맞으니 따르라'는 투며 혼자 고고(孤高)한 척은 다한다. 시정잡배와 다른 점이 있다면 많이 배우고, 존경받거나 높은 사회적 위치에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시정잡배들보다 국가나 사회적 혼란을 더욱 가중시킨다는 대목이다. 이른바 국가적 해악이 되는 ‘고급 시정잡배’라고 정의한다면 지나친 표현일까. 개인적으로 비호감이어서 특정인을 비방하고 그의 행동을 폄훼하는 거라면 그나마 다행이다. 그다지 논리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은데 조직적이고 무조건적이라는 생각을 지울수 없게 만들어 이들에 대한 우려가 크다.

최근 김건희 여사에 대한 정치권 논란을 보면 또 실망하게 된다. 집단의 정치적인 의도나 목적이 깔려 있고 선량한 국민들을 호도하려는 느낌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국가 대소사나 정책 등과 관련된 사안과도 거리가 멀다. 자신이나 소속 정당과의 정치적 성향이 다른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라는 이유를 제외하고는 눈에 띄는 게 거의 없다. 마음에 들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라는 이유만 도드라진다. 더불어민주당과 그 주변 일부 인사들의 행태다.

김건희 여사의 학력이나 경력 등 의혹에 대한 부분이라면 일부 이해는 되지만 그렇다고 그 일로 기소가 되거나 재판을 받은 것도 아니다. 굳이 책임을 따지자면 윤 대통령과 결혼해서 대한민국의 퍼스트 레이디가 된 사실 밖에 없다. 물론 김 여사와 관련된 대통령실 사적 채용, 대통령실과 관저 리모델링 사적 발주, 국민대와 숙명여대의 석·박사학위 논문 표절 논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의혹 등 대선 때부터 꼬리표가 붙었던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거의 대부분 현재 진행형 상태인 것은 맞다. 그렇다고 대통령 부인이 된 뒤 범법 행위를 했거나 범죄를 저지른 일도 없고 국격을 떨어뜨리거나 한 일도 크게 없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프놈펜 쯔로이짱바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캄보디아 주최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오후 프놈펜 쯔로이짱바 국제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캄보디아 주최 갈라 만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 여사도 동행한 윤 대통령의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의 동남아시아 순방만 해도 그렇다. 순방기간 중 김 여사의 순방지 활동도 언론에 비공개로 진행했다가 사후 공지해왔던 방식을 갖고도 일부 언론에서 문제 제기는 한다. 이는 대통령실의 몫이다. 김 여사는 아세안 정상회의 주최국인 캄보디아가 주최하는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은 모두 불참했다. "옳지 않은 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이 있었다. 물론 민주당이 했다.

김 여사는 지난 12일과 13일 각각 각국 정상 부인이 함께 참여하는 ‘앙코르 와트 사원 방문’과 ‘시각·청각 장애인 학교 방문’ 일정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도 도마에 오른다. 대통령 부인이 공동 행사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긴 하다. 대신 김 여사는 13일 캄보디아 프놈펜의 헤브론의료원을 개별 일정으로 찾았다. 대통령실은 14일 "김 여사가 이 병원에서 만난 어린이가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앓고 있다"며 "이 어린이를 위한 회복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날 "김 여사가 공식적인 관리를 받아야 한다, (김 여사가) 권력 서열 1위로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회의에 배우자들과의 교류 역시 외교의 일환이지만 의료원 방문 등의 개별 행동도 외교적 행위다. 개별행동과 관련 정상회담 순방엔 왜 동행했는지 비난도 나왔다. 뜬금없는 서열1위 발언 의도는 알겠지만 웃자고 하는 것 같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건 그 나라 국민과 어떻게 소통하느냐의 문제"라며 "김 여사 행보는 어느 때보다 서로의 국민에 대해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여사는 캄보디아 정상이 주최한 갈라 만찬에 참석해서도 구설에 오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팔짱을 낀 채 기념 촬영한 게 시빗거리가 됐다.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 시절 김정숙 여사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팔짱을 끼고 엘리제궁 안내를 받은 사례가 있다. 당시 청와대는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홍보도 했었다. 의아할 따름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연이어 이른바 ‘헵번 따라하기’ 문제를 제기했다. 김 여사 사진과 관련 구도, 옷차림 등이 배우 오드리 헵번을 모방한 게 아니냐는 주장이다. 김 여사는 묶은 머리에 검은색 반팔 상의를 입고 두 팔로 어린이를 안고 있다. 오드리 헵번의 사진은 1992년 소말리아 바이도아 소재 유니세프 급식센터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4일 발리 교민 자녀와 현지 학생 및 청년에게 한글 교육 및 문화를 전파하는 한국 학교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김건희 여사가 지난 14일 발리 교민 자녀와 현지 학생 및 청년에게 한글 교육 및 문화를 전파하는 한국 학교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사진 촬영 이후 기부가 들어와 어린이에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쇼윈도 영부인"이라고 말한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 코스프레 정치"라고 말했다. 재클린 케네디 민소매 드레스도 비난 소재로 등장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순방외교를 김 여사를 공격하기 위한 소재 정도로 활용하는 듯하다. 본말전도도 유분수다. 지난 6월 윤 대통령 부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 차 스페인을 방문했다. 민주당은 당시 김 여사의 장신구와 수행원을 공격했다. 김 여사가 차고있던 목걸이 팔찌 브로치가 대선 당시 재산 신고에서 누락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지난 9월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조문 때는 김 여사의 베일 모자와 의상을 문제 삼았다.

김 여사를 집요하게 공격하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김 여사에 대한 국민적 비호감도는 상당하다. 윤석열 정부의 약한 고리일 수도 있다. 윤 대통령의 이미지 추락의 징검다리로 보고 있어 민주당이 그러는지도 모른다. 그래도 정치가 막장드라마로 가면 안된다. 시정잡배의 권모술수와 마타도어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 여사에 대한 비판과 폄훼가 부메랑으로 되돌아 온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을텐데 아직 저 모양이다. 여권도 민주당과 도진개진이다. 양산의 김정숙 여사에게 화살이 자주 돌아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찾아서 서로를 비난을 하기 시작하면 두 사람 다 거기서 거기다. 그래서 시간적으로 앞선 민주당이 먼저 멈춰야 한다.

아무튼 양측 비난전의 피해자는 김 여사다. 민주당은 김 여사 비난하기에 앞서 먼저 자신을 되돌아보라. 과연 자신이 최소한 김 여사보다 깨끗하고 부끄럼 한 점 없는지를. 사법리스크라는 코너에 물린 이재명 대표부터 자신을 되돌아보라. '검찰의 탄압'이라고 주장하면 김 여사 시각에서는 '민주당의 탄압'으로 비치게 된다. 설사 비난하더라도 그의 명예를 손상시키지 말하야 비난의 이유에 정당성이 생긴다. 또 국익을 건 외교전쟁이 펼쳐지는 대통령 순방외교를 김 여사 죽이기 소재 정도로 취급하는 행태는 즉각 버려야한다. 가뜩이나 힘든 국민의 피해로 돌아온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4일 발리 교민 자녀와 현지 학생 및 청년에게 한글 교육 및 문화를 전파하는 한국 학교를 방문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bien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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