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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영의 정사신] 'MZ세대'를 원해? 좀 유니크해져봐!

  • 칼럼 | 2021-04-20 05:00
여야 정치권이 지난 보궐선거 결과지를 받아든 후 'MZ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내놓는 대책들이 오히려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8일 민주당 지도부가 4·7 재보궐 선거 결과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며 고개 숙이던 당시. /남윤호 기자
여야 정치권이 지난 보궐선거 결과지를 받아든 후 'MZ세대'의 마음을 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내놓는 대책들이 오히려 논란을 낳고 있다. 지난 8일 민주당 지도부가 4·7 재보궐 선거 결과 책임을 지고 전원 사퇴한다며 고개 숙이던 당시. /남윤호 기자

보궐 선거 후 내놓은 여야 정치권의 진부한 처방

[더팩트ㅣ이철영 기자]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

요즘 정치권이 가장 주목하는 'MZ세대'에 대한 포털사이트 검색 결과다. 정치권은 왜 부쩍 20대 초반인 MZ세대에 관심을 가질까. 지난 7일 재·보궐 선거 결과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대남'(20대 남성)이 등 돌렸다는 것을 확인했다. 국민의힘은 '이대녀'(20대 여성)에서 근소한 차이로 민주당에 뒤졌다.

사정이 이렇자 평소 같으면 이대남이나 이대녀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 정치권이 사활을 건 듯 이들의 표를 얻기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이대남' 잡기는 매우 적극적이다. 왜 이렇게까지 할까 싶겠지만, 여야 모두에겐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내년 3월 20대 대통령 선거, 6월 지방선거라는 빅 이벤트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권연장이냐, 정권재창출이냐의 절체절명의 순간을 이기기 위한 사전 포석인 셈이다.

민주당이 등 돌린 이대남을 잡겠다며 내놓은 대책은 '군 가산점 재도입', '여성 의무 군사훈련' 등이다. 이대남들이 혹할 만한 내용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민주당의 이 대책은 과거에도 정치권에서 나왔던 것들이다. 그런데 결국, 남녀 갈등 혹은 역차별 등의 문제로 흐지부지 끝났다. 군 가산점제는 이미 헌법재판소가 1999년 위헌이라고 결정한 사안으로 개헌 문제가 있다. 안티페미라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일부에서는 등 돌린 '이대남'의 표심을 잡기 위한 대책으로 '군 가산점 재도입', '여성 의무 군사훈련' 등을 내놓았지만, 거센 비판을 받는다. 훈련소에 입소하는 젊은이들. /더팩트 DB
민주당 일부에서는 등 돌린 '이대남'의 표심을 잡기 위한 대책으로 '군 가산점 재도입', '여성 의무 군사훈련' 등을 내놓았지만, 거센 비판을 받는다. 훈련소에 입소하는 젊은이들. /더팩트 DB

차라리 MZ세대가 겪고 있는 직접적인 문제에 접근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들의 가장 큰 고민은 누가 뭐래도 취업, 그리고 부동산이다. MZ세대에게 부동산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결혼, 출산, 육아 등 모든 것과 연결된다. 천정부지로 올라버린 부동산은 MZ세대가 취업 이후 건너야 할 사다리를 치워버린 것과 다름없다. MZ세대가 분노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이들은 군 가산점제나 여성 의무 군사훈련 등에는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상당하다.

정치권이 MZ세대를 설득하기 위해선 이들의 특징을 정확히 꿰뚫을 필요가 있다. 필자 역시 MZ세대의 특징이 뭔지 정확히 알지 못한다. 어설프게 아는 건 말 그대로 어설픈 것이다.

솔직히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MZ세대만 검색해도 이들이 처한 상황이나 지향점을 어느 정도는 알 수 있다. MZ세대를 검색한 결과 이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모바일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보인다고 한다. 특히 MZ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소유보다는 공유를, 상품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특징을 보인다. 검색 결과만 보아도 정치권이 MZ세대의 마음을 얻겠다고 내놓은 대책들이 얼마나 빗나갔는지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MZ세대의 또 다른 특징을 꼽자면 '레트로(Retro) 갬성(감성)'이다. 이들은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윗세대의 문화나 패션 등을 소셜미디어서비스로 확인하고 이를 즐긴다. 어느 정도 문화로 자리 잡았다. 이젠 유행이 지나버린 20~30년 전 문화를 자신들만의 트렌드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MZ세대가 보이는 이 레트로 트렌드는 한때 독특한 콘셉트였지만, 새로운 세대의 등장으로 사라졌던 문화다. 이들은 진부해진 문화를 유니크(Unique)하게 만들었다. 유니크한 것과 진부한 것은 한 끗 차이인 것 같다. MZ세대가 볼 때 정치권의 구애는 진부한 '그들만의 리그'다. MZ세대는 정치권 대책에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을까. '좀 더 유니크해질 수는 없을까. 시대 유감이네요.'

cuba20@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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