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유로 2016으로 한 단계 성장!
[더팩트ㅣ이현용 기자] 웨일스의 동화가 끝이 났다. 하지만 가레스 베일(27·레알 마드리드)의 이야기는 이제 시작됐다.
웨일스는 7일(한국 시각) 파르크 올림피크 리옹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16 4강전에서 포르투갈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사상 첫 출전에서 결승 진출까지 노린 웨일스는 4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다. 12년 만에 결승에 오른 포르투갈의 기쁨을 지켜봐야 했다.
웨일스는 포르투갈의 벽을 넘지 못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에 팽팽한 흐름을 유지했다. 전반 초반 포르투갈에 주도권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중반 이후 공을 소유하면서 공격에 나섰다.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줄 아론 램지가 빠진 상황에서 긴 패스로 활로를 모색했다.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며 결승행 희망을 밝히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 포르투갈에 완전히 압도당했다. 후반 5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했고 3분 뒤 루이스 나니에게 추가골을 얻어맞았다. 이후 간간이 역습에 나서긴 했지만 위협적이진 않았다. 오히려 포르투갈의 공세에 고전했다. 결정적인 찬스를 여러 차례 허용하며 기세가 꺾였다. 결국 0-2로 패하며 동화 같은 유로 2016을 마무리했다.
웨일스의 패배에도 베일의 고군분투는 눈부셨다. 그라운드 위에서 베일은 유일하게 포르투갈에 위협적인 존재였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강력한 슈팅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그라운드에 새겼다. 자신의 우상 호날두와 대결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다. 베일은 전반 중반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오른쪽을 뚫고 예리한 크로스를 올렸다. 베일의 질주에 포르투갈 수비진은 흔들렸다.
후반에도 베일의 활약은 이어졌다. 후반 초반 2골을 허용하며 끌려가는 상황에서 베일은 과감한 중거리 슈팅으로 만회골을 노렸다. 전방까지 공이 연결되지 않자 직접 중원으로 내려와 해결책을 찾았다. 골키퍼 선방에 막혀 골망을 흔들진 못했지만 베일의 활약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베일은 5개의 슈팅을 시도했고 이 가운데 3개가 골문 안으로 향했다. 키 패스 2개를 포함해 패스를 43회 성공하며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였다.
베일은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렸다. 웨일스에게 사상 첫 유로 본선 진출 티켓을 안긴 베일은 활약을 본선에서도 이어 갔다. 조별리그 3경기 연속골로 웨일스를 B조 순위표 가장 윗자리에 올려놨다. 12년 만에 나온 조별리그 전 경기 골이었다. 북아일랜드와 16강전에서 자책골을 이끌어냈고 8강에서도 여전한 경기력으로 4강행을 이끌었다.
베일은 이번 대회 전까지 호날두의 조력자로 여겨졌다. 하지만 유로 2016 6경기로 자신에 대한 평가를 뒤집었다. 준결승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베일을 호날두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했다. 오롯이 경기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호날두와 대등한 수준으로 높였다. 그리고 4강전에서 자신에 대한 평가를 증명했다. 웨일스의 동화는 4강에서 멈췄지만 베일의 신화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