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원 키즈 시장 트렌드는 AI 스피커 “교육도 맡겨라” 경쟁 치열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이 인공지능(AI) 스피커를 통해 ‘키즈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동화 구연, 동요 듣기, 어학 교육 등 각종 콘텐츠를 강화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친근함을 더했다. /남윤호 기자

어린이 전용 AI 서비스 출시 봇물…미래 고객 유치 효과도

[더팩트│황원영 기자] 인공지능(AI) 스피커가 키즈 시장에서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어린이들의 말동무가 돼 주는 것은 물론이고 음악·어학·백과사전 등 콘텐츠도 다양해 놀이부터 교육까지 만능 해결사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부모들 역시 AI 스피커를 두고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친구’라고 평가한다. 이에 따라 IT 업체들은 어린이를 위한 AI 서비스와 제품을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각양각색 캐릭터 모양으로 친근함을 더할 뿐 아니라 다양한 교육 콘텐츠도 출시했다.

국내 AI 스피커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는 KT는 교육 전문 기업인 대교와 함께 AI 동화 서비스 ‘소리동화’와 ‘오디오북’을 제공하고 있다. ‘소리동화’는 KT의 AI 기술과 대교의 교육 콘텐츠가 결합해 보다 실감나게 동화를 들려주는 서비스다. 부모가 자녀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 기가지니가 동화책의 단어를 인식하고 이에 걸맞은 효과음을 더해준다.

‘오디오북’은 창작, 전래,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로 구성됐다. 이용자가 원하는 책 제목을 말하면 기가지니 스피커를 통해 읽어준다. 동화 오디오북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는 현재 100편 정도이지만 올해 말까지 600편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KT는 최근 온라인 영어회화 업체 ‘야나두’와 손잡고 ‘야나두 영어서비스’를 출시했다. 이용자가 AI 스피커 기가지니에게 ‘야나두 영어 실행해줘’라고 말하면 야나두 영어회화 강의를 오디오로 들으며 TV 화면에서 영어문장도 확인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어린이 전용 스마트폰인 ‘미니폰’에 음성인식 AI플랫폼 ‘누구’를 장착해 판매하고 있다. 어린이들은 ‘누구’를 통해 △백과사전·한영사전(교육) △날씨·알람·일정(편의) △운세·감성대화(재미)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유아용품과 콘텐츠 등을 포함한 국내 키즈 산업 시장 규모는 2002년 8조원에서 2012년 27조원, 2015년에는 38조원대로 성장했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캐릭터 모양의 AI를 출시해 동심을 사로잡았다. 특히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미니언즈’를 디자인에 적용한 ‘프렌즈플러스 미니언즈’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제품은 디자인 뿐 아니라 미니언즈 목소리까지 똑같다. ‘미니언즈와 대화하기’ 기능으로 AI 스피커와 자유로운 대화를 나눌 수 있고 아이들을 위한 영어교육 서비스 ‘YBM 영어동화’가 탑재됐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구글과 손잡고 IPTV 유아 서비스 플랫폼인 ‘U+TV 아이들나라’에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이들나라’에서는 ‘책 읽어주는 TV’와 ‘유튜브 키즈’ 등 다양한 어린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책 읽어주는 TV'의 경우 동화적인 영상미와 배경음악을 함께 제공한다.

카카오 역시 AI 스피커 ‘카카오미니’에서 키즈 콘텐츠를 강화했다. 최근에는 카카오미니에 자녀 이름을 입력하면 이를 활용해 아이를 칭찬하거나 동화 50여종을 읽어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명 크리에이터 도티, 잠뜰, 헤어지니, 허팝 등의 목소리도 카카오미니에 담겼다.

네이버는 다음 달부터 AI 스피커 ‘클로바’에서 인기 동요 3000여곡을 무료로 들을 수 있도록 개방할 계획이다. 음성 동화 수도 3배 가까이 늘린다.

IT 업체가 어린이를 위한 AI 스피커 서비스 확대에 나서는 것은 키즈 산업이 날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유아용품과 콘텐츠 등을 포함한 국내 키즈 산업 시장 규모는 2002년 8조원에서 2012년 27조원, 2015년에는 38조원대로 성장했다. 업계는 키즈 산업 규모가 이미 40조원대를 넘어 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음성 위주의 인터페이스로 아이들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음악, 동화, 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로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며 “미래 고객인 어린이들에게 자사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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