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로 기자] 기아자동차(기아차)가 통상임금 패소에 따른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곤두박질쳤다.
기아차는 25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를 열고 2017년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53조 5357억 원, 영업이익 6622억 원, 경상이익 1조 1400억 원, 당기순이익 9680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6%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73.1%가 하락했다. 경상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66.9%, 64.9% 떨어졌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액은 증가했음에도 통상임금 판결에 따른 1조 원가량의 비용 반영 여파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올해도 주요 시장 성장세 둔화로 경영환경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력 신차 판매를 확대하고 신흥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며 수익성 방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고 발혔다.
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선 전년 대비 8.6% 감소한 276만 2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했다. 중국에서만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 25만8000여대를 넘어서는 26만2000여대가 감소한 가운데 실제 중국 실적을 제외할 경우 기아차의 전체 판매는 0.2% 증가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국내 시장은 경쟁심화에 따른 승용차종의 판매 부진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하지만 스토닉·니로·쏘렌토 등 RV 차종의 안정적인 판매에 힘입어 3년 연속 50만대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볼륨 모델 노후화에 따른 판매 감소와 시장수요 둔화에 따른 경쟁 심화의 영향으로 전체 판매가 8.9% 감소했다. 중국에서도 사드 사태와 구매세 지원 축소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39.9% 감소했다.
반면 유럽에서는 스토닉, 니로 등의 신차 효과에 힘입어 전체 산업수요 증가폭인 3.3%를 크게 웃도는 8.4%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외 중남미(전년비 11.9%↑), 러시아(19.5%↑) 등 주요 신흥 시장에서의 판매도 증가했다.
기아차는 올해도 국내외 자동차 시장과 대외 경영환경의 변화가 극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글로벌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는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1.2% 증가에 그친 9372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국내(전년비 1.1%↓), 미국(1.7%↓), 중국(1.3%↓) 등 주요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인도(8.7%↑), 러시아(16.7%↑), 브라질(7.8%↑) 등 신흥 시장의 판매 여건은 다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차는 올해 글로벌 현지판매 목표를 전년 대비 4.3% 증가한 287만9000대로 정했다. '신차 효과 극대화' '신흥 시장 공략 강화' 'RV(레저용 자동차) 판매 비중 지속 확대'를 통해 판매목표 달성 및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도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운을 뗀 기아차 관계자는 "기아차는 경쟁력 있는 신차와 RV 판매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 친환경차·스마트카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보다 강화해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를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