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재근 기자] "큰 마음 먹고 구매한 중대형 중고차가 배터리가 방전돼 교환하기 위해 정비소에서 갔는데 정비사가 이 차가 사고가 난 차라며 알고 구입했냐고 묻더라고요." 경기도 화성에 사는 박 모(32)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무사고 차량'이라는 말만 듣고 차량을 구매했지만, 정비소에서 확인해본 결과 차량 곳곳에서 사고로 수리된 흔적이 드러난 것.
합리적인 가격으로 좋은 차를 사려는 사람들이 늘면서 중고차 시장 규모도 매년 그 세를 넓혀가고 있지만, 사기 매물이나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한 사고 차량 등 중고차 관련 소비자 피해도 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싸고 좋은 차'를 고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량 외부 점검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차를 구매할 때 차량 성능 및 상태 점검기록부를 받지만, 서류에 나온 내용을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일반인들이 가장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차량 각 부품을 연결하는 볼트다. 보닛 내부나 펜더를 지탱하는 볼트 겉면에 페인트가 칠해져 있으면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볼트에 색이 칠해져 있지 않거나, 볼트가 풀었다 잠긴 흔적이 있다면 사고 이력이 있는 차량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보닛을 열었을 때 끝부분을 따라 마감 처리 돼 있는 실리콘 부위를 손톱으로 눌렀을 때 손톱자국이 곧 사라지면 교환하지 않은 것이다.
차량을 구매하기 전에 일정 거리를 직접 시승해 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차량의 소음과 떨림은 물론 계기판 조명과 창문, 차량 내부의 각종 스위치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또한, 직선 주행 때 핸들에서 양손을 살짝 놓는 느낌으로 운전을 했을 때 차량이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는 지 확인해 봐야 한다. 시승을 마친 후에는 엔진 아래 바닥을 살펴서 차량 내부의 오일 누수 여부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보험개발원의 자동차 사고이력정보('카 히스토리')를 활용하는 것도 허위매물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보험사에서 매달 자동차보험으로 처리된 사고 내역을 보험개발원에 통보하기 때문에 '카 히스토리'를 활용해 구체적인 사고 이력 등을 조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