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OUT!', 국내 완성차 '디젤 엔진' 지금이 기회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K3, 해치백 i30, 중형세단 쏘나타, K5에 이어 대형 세단 그랜저와 K7에 이르기까지 승용 전체 라인업에 디젤 모델을 적용,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최근 몇 년 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온 디젤 승용차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수입차 시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빅3'로 군림해 온 '디젤차 명가' 폭스바겐이 배출 가스 조작 사태로 판매정지 명령을 받게 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자사 디젤 모델을 앞세워 잠재 수요를 확보전에 나서고 있다.

◆ '친환경·고성능·고연비' 현대기아차 '3박자' 승부수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 현대자동차그룹이 친환경차 개발과 더불어 최근 연구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야는 '디젤 승용차'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준중형 세단 '아반떼'와 'K3', 해치백 'i30', 중형세단 '쏘나타', 'K5'에 이어 대형 세단 '그랜저'와 'K7'에 이르기까지 승용 전체 라인업에 디젤 모델을 적용,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양한 라인업 가운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디젤 모델은 '아반떼'와 'K3'다. 폭스바겐 디젤게이트로 디젤 모델에 대한 전반적인 수요가 줄어든 상황 속에서도 두 모델의 올해 판매량은 지난해 대비 30%씩 늘어났다.

현대기아자동차 준중형 모델에 탑재된 디젤엔진은 'U2 1.6 VGT'로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0.6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는 기존 디젤 엔진과 비교해 각각 6.3%, 7.4% 향상된 수치다.

특히, 디젤 모델의 특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연비 부분에서 경쟁사 대비 월등한 효율성을 자랑한다. 아반떼 디젤 기준 정부 공동고시 연비는 이전 모델(16.2km/ℓ) 대비 13.6% 증가한 ℓ당 18.4km로 국산 준중형 모델 가운데 최고 연비를 기록하고 있다. 자사 최초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22.4km/ℓ)과 비교해도 ℓ당 4km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현대자동차는 다음 달 국내 출시를 앞둔 준중형 해치백 '신형 i30'에도 디젤 라인업을 확보, 준중형 디젤의 흥행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 "지난 2011년 2세대 모델 출시 이후 5년 만에 탄생한 '신형 i30'은 유럽시장에서도 폭스바겐의 '골프'와 직접 경쟁하며 상품성을 인정받은 모델"이라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디젤 엔진의 기술력을 새 모델에도 적용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1.6, 2.0ℓ 디젤엔진' 한국지엠, 유럽 파워트레인 감성 그대로!

한국지엠은 독일 오펠로부터 2ℓ급 유로6 디젤엔진과 1.6ℓ 디젤엔진을 공급받아 자사 디젤 라인업에 적용하고 있다.

한국지엠이 운영하는 디젤 엔진 라인업은 크게 두 가지로 자사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캡티바'에 적용된 2ℓ급 유로6 디젤엔진과 소형 SUV '트랙스', 미니벤 '올란도', 준중형 세단 '크루즈'에 적용된 1.6ℓ 디젤엔진이다.

GM 유럽 파워트레인과 한국지엠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캡티바의 유로 6 대응 프리미엄 2ℓ CDTi 디젤 엔진은 독일 오펠이 직접 공급한다. 중형 세단 '말리부' 디젤 모델에도 적용된 바 있는 해당 엔진은 지난 2014년 워즈오토 올해의 엔진상을 수상한 GM글로벌 파워트레인의 체세대 모델로 초정밀 고압 커먼레일 연료 분사방식을 통해 최고 출력 170마력과 40.8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4기통 1.6 CDTi 엔진 역시 오펠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유로 6 환경 기준을 만족하는 1.6 CDTi 엔진은 135 마력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32.8 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알루미늄으로 제작돼 차체 무게를 줄이는 데 이바지한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1.6 CDTi의 경우 오펠의 대표 모델인 '모카'에 적용되며 현지 시장에서 내구성과 정숙성을 인정받아 '속삭이는 디젤'이라는 닉네임을 얻은 첨단 디젤 엔진"이라며 "자사의 다양한 디젤 라인업에 적용되는 두 엔진 모두 최고 기술력을 자랑하는 유럽의 기술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는 것이 특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르노삼성, '1.5 dCi' 다운사이징 마케팅 박차

르노삼성자동차는 최근 중형세단 SM6에 1.5 dCi 엔진을 탑재, 다운사이징 마케팅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는 준중형 세단 'SM3'에 이어 중형세단 'SM6'에 '1.5 dCi' 엔진을 탑재, 국내 시장에서는 다소 생소한 '다운사이징'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10마력, 최대토크 25.5kg.m의 성능을 발휘하는 르노삼성의 디젤 엔진은 르노와 벤츠, 닛산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의 26개 차종에 장착돼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1300만 대 이상 판매돼 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복합공인연비 역시 중형 하이브리드 모델 수준인 ℓ당 17km로 디젤 엔진 특유의 경제성을 확보했다.

그러나 최근 업계 일각에서 르노삼성의 디젤 엔진이 중형 세단에 적용한 것을 두고 경쟁사 모델과 비교해 출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엔진의 성능을 살펴보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SM6'에 탑재된 '1.5 dCi' 엔진은 실제 주행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중저속 구간(1750~2750rpm)에서 최대 토크를 발휘한다"며 "제원상 수치만으로 차량의 성능을 단순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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