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파주 = 서재근 기자]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확고한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기아자동차(이하 기아차)의 플래그십 SUV 모하비가 8년 만에 한 단계 진보한 '더 뉴 모하비'로 새롭게 태어났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기아차 사장으로 재직했을 때 초기 개발과정에서부터 직접 참여, 이른 바 '정의선의 SUV'로 불리는 '모하비'의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 모델 출시 소식에 국내 SUV 마니아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의 새 기함 '더 뉴 모하비'를 직접 시승해봤다 .
23일 고양시 일산구 엠블호텔에서 '더 뉴 모하비'의 미디어 시승행사가 열렸다. 시승 코스는 엠블호텔에서 경기도 파주시 적성면 인근 임진강 자갈뜰까지 왕복 128km 구간이다. 특히, 이날 시승 행사에는 모래와 돌, 물과 나무로 이뤄져 실제 산악 주행을 연상하게 하는 약 4km 거리의 험로 코스가 마련돼 오프라인 성능을 체험하도록 했다.
시승에 앞서 차량의 디자인을 살펴보면, '더 뉴 모하비'의 첫인상은 크고, 웅장하다. 사실 외관 디자인은 기존 '모하비'와 비교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LED방식의 주간주행등과 안개등 주변에 그물형 패턴의 가니쉬를 적용하는 등 세련미가 더해지기는 했지만, 다소 덜 다듬어져 보이는 각진 디자인에서 풍기는 '상남자' 이미지는 여전했다.
그러나 차량의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얘기는 달라진다. 곳곳에 마감처리된 세틴 크롬 및 하이그로시 내장재와 퀼팅 나파가죽 시트, 고급스러운 느낌의 우드그레인을 적용해 마치 대형 세단을 타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4.2인치 슈퍼비전 클러스터가 적용돼 차량의 주행 연비를 비롯한 다양한 정보를 주행 중에도 쉽게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주차 때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영상을 제공하는 '어라운드뷰 모니터링 시스템(AVM)'의 적용은 큰 차체 때문에 주차에 부담을 느끼는 운전자에게 무척이나 반가운 일일 듯싶다.
센터페시아 중앙에 배치된 8인치 신규 내비게이션은 기존 대비 1인치 더 커진 화면으로 시의성을 확보한 것은 물론 터치 스크린의 빠른 반응성으로 음악 재생과 DMB 등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다.
SUV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인 공간 활용성은 어떨까. 이미 기존 모델에서 확인된 것처럼 운전석과 2열 시트의 공간은 부족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신장 180cm인 성인 남성이 앉았을 때 넉넉한 무릎 공간이 확보, 운전자는 물론 동승자 모두가 불편한 없이 탑승할 수 있다. 무엇보다 트렁크 공간은 압도적이다. 기본 상태에서도 성인용 자전거를 실을 수 있을 정도의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데, 3열 시트를 눕히면 별도의 매트만 구비한다면, 캠핑 때 굳이 텐트를 준비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넓은 공간이 펼쳐진다.
'더 뉴 모하비'의 주행성능은 어떨까. 새 모델에는 유로6 기준을 충족하고 실용영역 주행성능을 강화한 친환경 고성능 'V6 S2 3.0 디젤 엔진'이 새롭게 탑재됐다. 3.0ℓ급 V6 S2 3.0 디젤 엔진은 후륜 8단 자동변속기와 최적화된 조합을 이루며 최고출력 260마력, 최대토크 57.1kg.m의 힘을 발휘한다.
시동 버튼을 가볍게 누르자 디젤 엔진 특유의 묵직한 엔진음과 함께 부드럽게 시동이 걸린다. 특히, 이번 시승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더 뉴 모하비'의 정숙성이다.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는 물론 시속 140km 이상의 고속 주행 때에도 귀에 거슬리는 소음은 발생하지 않았다. 흡차음재를 개선해 엔진 투과음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고, 노면 소음을 최소화했다는 회사 측의 설명대로 '더 뉴 모하비'의 정숙성은 웬만한 휘발유 모델과 견줘도 부족함이 없다.
시속 40km~60km의 중·저속 구간까지 부드러운 가속을 이어갔다. 순간적으로 가속 페달을 세계 밟으면 무리 없이 거대한 차체가 시속 150km까지 치고 나간다. 오프로드에서의 성능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진흙과 자갈이 무수히 깔린 노면에서 도 약간의 진동이 느껴질 뿐 시종일관 안정된 주행을 이어갔다. 시속 30~40km의 속력으로 30%의 가파른 경사길에 오르자 평지 상태와 다름 없는 힘으로 부드럽게 치고 나갔다. 1500rpm 영역의 저중속 토크를 기존 46kg.m에서 57.1kg.m로 24.1% 개선해 저속에서 큰 힘을 요구하는 오프로드 주행환경에서도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기아차가 야심 차게 내놓은 '더 뉴 모하비'는 사전 계약 구매자의 80%가량이 40~50대 남성 고객일 만큼 아직 특정 마니아 층에 편중된 판매 추이를 보이고 있는 모델이다. 이는 위에서 언급한 데로 다소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는 외관 디자인과 큰 몸집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러나 고급 세단 부럽지 않은 실내 감성과 한층 개선된 편의사양 등을 고려한다면, 고급 SUV로서의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고 본다.
'더 뉴 모하비'는 트림 수를 구동방식에 따라 노블레스(2륜), VIP(선택4륜), 프레지던트(상시4륜) 등 3개로 단순화했고, 트림별 가격은 ▲ 노블레스 4025만 원(이하 (개소세 인하 반영 : 3.5%기준) ▲ VIP 4251만 원 ▲ 프레지던트 4680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