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성 기자] 올해 상반기 수입차들이 국내시장 점유율 12%를 돌파하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안마당 잠식 속도를 높이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하반기에도 줄줄이 신차 출시를 예고하며 내수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인 가운데, 국내 완성차 업체 역시 신차로 막아서는 전략을 펼쳐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10일 국토교통부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자동차 신규 등록 대수는 84만705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만3986대보다 5.4% 증가했다. 국산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72만2484대보다 2.3% 오른 73만8801대로 늘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87.5%로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10.5%의 시장점유율을 보였던 수입차는 올해 상반기 12.4%로 1.9%포인트 증가했다.
현대차는 수입차 공세를 막기 위해 준대형 세단 시장의 새 지평을 열 새로운 세그먼트를 만들었다. 바로 2014 부산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 공개한 아슬란(프로젝트명 AG)이다. 현대차는 지난 2008년 준대형 세단 제네시스를 출시한 이후 6년 만에 새로운 차종을 추가했다. 현대차는 그랜저-아슬란-제네시스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로 그동안 수입차의 공세에 밀려 주춤했던 중·대형차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들어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기아차는 올 뉴 카니발로 마련한 판매 상승세를 신형 쏘렌토로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신형 쏘렌토는 지난달 28일 5년 4개월 만에 완전 변경돼 3세대로 돌아왔으며, 기아차는 바로 월평균 4500대를 팔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기아차가 신형 쏘렌토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충분한 기간 동안 준비한 만큼 좋은 판매고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차 판매 1위 BMW는 지난달 뉴 X3와 뉴 X4를 연이어 출시했다. 또한 하반기에 BMW는 완전변경 모델인 뉴 X6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을 내놓을 예정이다. i8은 파워 트레인과 고전압 배터리, 섀시 등이 통합된 드라이브 모듈이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공차 중량이 1485kg인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SUV 시장 공략을 위해 소형 콤팩트 SUV 뉴 GLA 클래스를 출시한 벤츠는 연내에 뉴 CLA 250, 뉴 S클래스 쿠페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벤츠는 높은 프리미엄 이미지를 바탕으로 실속형까지 라인업을 강화해 전방위적으로 공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소형차 위주의 판매 계획을 통해 국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한다. 올해 하반기에는 2015년형 시로코와 함께 탄생 40주년을 맞이한 골프 기념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독일차 열풍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던 일본차 업체들은 올 하반기 신차로 반등을 노리고 있다. 닛산은 올해 하반기에 글로벌 베스트셀링카 중 하나인 ‘캐시카이’를 국내에 출시한다. 닛산은 국내에 선 보이는 첫 디젤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캐시카이가 국내에 불고 있는 디젤 열풍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인기를 등에 업고 성장세를 이어갈 첨병으로 기대하고 있다.
렉서스는 다음 달 2014 베이징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하이브리드 SUV NX300h’를 내놓는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 내놓은 하이브리드 세단 ES300h의 인기를 브랜드 최초의 소형 SUV인 NX300h로 이어 받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NX300h는 지난 7월 일본에서 첫 출시를 시작한지 1달 만에 무려 9500대 판매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신차 출시가 고객의 눈을 끌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국산차와 수입차들의 신차 경쟁이 뜨거울 것”이라고 말했다.